'찐명' 원내 지도부, 원 구성·거부권 법안 '강공' 예고

박찬대, 법사위·운영위원장 확보 거듭 강조 22대 개원 후 尹 '거부권 행사' 법안 재발의

2025-05-07     염재인 기자
박찬대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친명(친이재명) 원내 지도부 체제를 구축한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향한 대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원 구성 최대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직을 각각 확보하고, 개원 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에 대해 재발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야당의 강공 모드에 여당이 반발하면서 22대 국회에서 원 구성 난항은 물론, 거부권 법안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은 심화할 전망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이날 인선을 마무리한 원내대표단을 '개혁기동대'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그는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께서는 우리 민주당에 커다란 숙제를 주셨다"며 "하나는 윤석열 정권을 확실하게 견제하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민주당이 책임 있게 민생과 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대표단은 친명계인 박 대표를 비롯해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노종면·강유정·윤종군 원내대변인, 정진욱 비서실장 등 총 22명으로 구성됐다. 박 원내대표이 원내대표단을 '개혁기동대'로 소개한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 견제에 대한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 확보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타 상임위에서 의결된 법안을 재심사해 '상원'으로 불리는 법사위와 대통령실을 감독하는 운영위를 차지해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법사위, 운영위는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요구 사항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는 민주당이 가져가야 될 상임위 일부만 상임위원장 선정을 하고 나머지는 비워놨는데, 그때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께서 정무적 판단을 통해 전체 상임위를 우리 쪽으로 넘긴 적이 있다"며 "그 상황이 다시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법사위와 운영위는 절대 양보하지 못하고 확보하겠다는 것이 저의 의지"라고 피력했다. 박 원내대표가 전체 상임위 독식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법사위·운영위원장 확보를 위한 여당 압박 차원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회법상 상임위원장은 본회의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선출된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전체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수 있다.  그간 국회가 개원하면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법사위원장은 견제론 차원에서 2당이 맡는 것이 의례적이었다. 그러나 이 관행은 민주당이 압도적인 과반을 차지했던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 윤호중·박광온 의원이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각각 맡으면서 깨졌다. 다만 21대 후반기 국회에서는 국민의힘(김도읍 의원)이 법사위원장직을 넘겨받았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포함해 쌍특검 법안과 방송 3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8개 법안에 대한 재발의 방침도 확인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8개 법안의 우선순위를 정해 재발의할 수도 있고, 만일 필요하다면 전체 법안을 패키지로 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야당의 전방위적 공세 예고에 여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22대 국회 시작 전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8개 법안을 패키지로 재발의하겠다는 일방적 방침을 밝혔다"며 "또 국회의장은 물론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까지 독식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오죽하면 '여의도 대통령이 따로 있는 정국'이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선 압승에 취한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21대 마지막은 물론, 22대 국회까지 폭주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며 "정치 복원과 민생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명령이 진정한 민의임을 부디 잊지 말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