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외국IB와 화상회의…“연체율 상승 충분히 감내 가능”

“우리 경제 회복세·금융 대응력 감안...전혀 우려 없어”

2024-05-07     이재형 기자
금융당국은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의 연체율이 올라가는 상황을 두고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고, 정부도 94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 등 위기에 대응할 충분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7일 외국계 투자은행(IB) 등 금융회사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며, 금융시장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PF 연착륙, 금융회사 건전성 강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은행 연체율 상승과 관련해 “현재 연체율이 다소 상승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팬데믹 기간 누적된 금융 불균형 해소에 수반되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세와 금융 부문 대응능력을 감안할 때 전혀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PF 관련 금융권 대출 잔액도 작년 말 기준 135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129조9000억원) 대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연체율도 작년 말 2.7%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PF대출 부실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은행 금융기관의 충당금 적립을 적극 유도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고,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질서 있는 연착륙’이라는 기조하에 정상 사업장에는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은 재구조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경제규모(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인 만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미래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는 등 가계부채의 양적·질적 개선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중소금융권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부동산 PF대출은 캠코와 업권별 자체 PF 펀드, 경·공매 등을 통해 매각을 추진 중이고, 업권별 자체 PF 펀드의 추가조성을 통해 PF 재구조화와 정상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기업밸류업 지원방안을 이행해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검토가 끝나는 대로 밸류업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3분기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과 4분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도 지속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들은 “최근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개선되고 있고, 2022년 하반기부터 정부의 시장안정 조처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 시장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 등 9개 금융회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