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쌓이는 금융권 부실채권
시중은행 NPL 매각액 1분기 1.7조...전년 동기 比 144% ↑ “2분기 중 예상 NPL 규모 2조5000억원 이상...역대급 될 것”
2025-05-07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시장에 부실채권(NPL)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2조5000억원대의 NPL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삼일Pw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1개 주요 은행(하나·경남·KB국민·IBK기업·NH농협·대구·부산·KDB산업·수협·신한·우리)의 NPL 매각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약 1조7300억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는 1분기보다도 46.82% 늘어난 2조5400억원 규모의 물량이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NPL 매각 규모는 최근 들어 큰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2021년 2조9800억원에서 2022년 2조3600억원으로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5조4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시장에 부실채권 공급이 큰 폭으로 늘며 올해 전반기 추산액은 지난해 전체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NPL 매각 규모를 은행별로 보면, IBK기업은행이 총 3조4500억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은행별 누적 매각 규모 비중은 IBK기업은행(27.6%)이 가장 컸으며 △하나은행 12.1% △우리은행 10.8% △신한은행 8.8% 등의 순서를 보였다. 부실채권이 시장에 쏟아지는 이유는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현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의 연체가 늘면서 금융권이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을 할인해서라도 매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은 통상 연체가 잦은 부실채권을 할인 매각하거나 상각해 손실로 처리한다. 김병국 삼일PwC 파트너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돼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NPL이 쏟아지고 있다”며 “특히 2분기 시중은행 NPL 규모는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역대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올해 상반기 중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들의 부실채권을 2000억원씩, 총 4000억원어치 추가로 인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000억원 규모라면 캠코의 건전성에도 큰 무리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규모는 소폭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상반기 내 매입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채권도 급증하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고정이하 여신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조2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5% 폭증했다. 전 분기 대비 61.2%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부실 대출 채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