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 등에 4월 외환보유액 60억달러 감소

외환보유액 4132억6천 달러… 달러 강세 등 영향

2024-05-07     최재원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막기 위한 외환당국의 조치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60억달러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달러(약 561조6000억원)로, 3월 말(4192억5000만달러)보다 5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올해 들어 외환보유액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1·2월 줄었다가 지난 3월 석 달 만에 반등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 안정화 노력, 분기 말 효과 소멸에 따른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가 약 1.0%(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상(가치 상승)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외환 당국이 달러를 풀었다는 뜻이다. 이 환율 변동성 완화 조치에는 국민연금과 한은 간 외환 스와프 협약에 따른 달러 공급도 포함된다. 아울러 3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지표 충족을 위해 일시적으로 늘어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도 다시 줄었고,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한 만큼 반대로 달러로 환산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가치는 하락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예치금(188억5000만달러)이 전월보다 116억9000만달러,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46억4000만달러)이 6000만달러 각각 축소됐다. 하지만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06억1000만달러)은 57억3000만달러 불었다.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3월 말 기준(4193억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2457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906억달러)과 스위스(8816억달러), 인도(6464억달러), 러시아(5904억달러), 대만(5681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52억달러), 홍콩(4235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다만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별도의 붙임자료를 통해 “현재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20년 기준 17.5%)을 상회하고 세계 9위 수준으로 외부충격에 대응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