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되면 방위비 최소 '5조원+α' 부를 듯

선거운동 과정 벌써부터 ‘주한미군 철수’ 열올리기 韓 방위비 분담금 인상 의도··文 정부서 이미 5배 요구

2025-05-08     문장원 기자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한미 관계에서 또다시 쟁점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벌써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분담금 인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가진 우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주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거론되는 인물로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하는 해당 발언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위험한 지역에 4만 명(실제로는 2만 8500명)의 군인이 있다"며 "그것은 말이 안 된다. 왜 우리가 누군가를 방어해야 하나. 우리는 매우 부유한 나라(한국)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길 바란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시사했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폭은 '5조원+α'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1기 시절인 2019년 소위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한국이 방위비를 5배 이상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 1조389억원 규모였던 분담금의 5배인 5조8000억원(50억 달러)을 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방위비 분담금은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년 3월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서 13.9% 늘어난 1조 1833억원으로 결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에선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해 5년 전에 요구했던 인상 폭 그 이상을 우리 측에 요구할 수 있다. 시기도 우리 측에 불리하다. 현재 한미 양측은 지난달 23일부터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SMA 협상을 시작했다.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방위비 문제가 한미 관계의 핵심 이슈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 대선 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트럼프 정부 2기가 출범하면 새 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4'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거래적인 차원'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얘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한국이 안보 측면에서 더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