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피스텔도 추락··· '수익형 부동산' 무의미해져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청약 미달 사례 급증 고금리에 투자 수익률 기대 이하··· 경매 매물↑

2024-05-08     권한일 기자
고금리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수익형 부동산으로 호황기를 누렸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시장이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청약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 또는 미달 사례가 속출하는가 하면 매매·전세가격이 동시에 빠지고 경매 낙찰률마저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청약을 개시한 도시형생활주택 7곳 가운데 3곳은 모집 인원조차 채우지 못한 채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피스텔 청약은 대형 미달이 나오고 있고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뒤 미계약분을 채우기 위해 추가 모집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 기존 수익형 부동산 시장 침체는 더 심각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 2023년 전국 오피스텔 매매량은 2만6905건으로 2022년 4만3557건의 62% 수준으로 급감했다. 서울은 1만4477건에서 8290건으로, 경기도는 1만3019건에서 7211건으로 감소했다. 인천은 4549건에서 2262건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매매가격도 약세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2022년 7월께 고점을 찍은 뒤 지방은 물론 서울·수도권에서도 20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거래량이 줄고 공실이 늘면서 가격 다시 떨어지는 흐름이 반복되자, 과거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법원경매에 나오는 매물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경매 매물을 낙찰받으려는 수요도 저조해 낙찰률과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떨어져 매물이 적체되는 양상을 보이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경매로 나온 전국 오피스텔은 총 427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774건)에 비해 무려 141% 늘었다. 낙찰률은 작년 1분기 23.8%에서 올해 1분기 15.2%로 더 떨어졌다. 낙찰가율은 2022년 73%, 지난해 66.2%, 올해(1분기) 65.4%로 하락세다. 반면 전세사기 또는 깡통전세 우려로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이 월세 계약 위주로 재편되면서 평균 월세가격은 소폭 오름세를 띄고 있다. 다만 기존 투자 수익률보다 높아진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더 큰 상황으로, 당분간 비(非)아파트 매물 적체와 시장 침체는 이어질 전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비아파트의 경우 투자 수요가 많아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선 아파트보다 더 큰 부침을 겪고 있다"며 "금융 조달 환경이 완화되고 아파트 시장이 우선 살아나야 비아파트 시장에서도 수요와 공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