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얇아진 지갑…갓성비 내세운 빅사이즈 제품 유행

외식물가상승률, 35개월째 소비자물가상승률 평균 웃돌아 초대형 김밥, 라면, 빵, 요거트 등 먹방용 가성비 식품 인기

2025-05-08     이선민 기자
GS25는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불황형 소비 트렌드에 식품업계가 가성비 제품을 넘는 초대형 용량 ‘갓성비’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4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로써 35개월째 외식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돌고 있는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외식 품목 39개 중 19개가 평균을 상회했고, 물가가 내린 품목은 없었다. 지난 1월 4.3%에 달한 외식 물가가 2월 3.8%, 3월 3.4%, 4월 3.0% 등으로 둔화세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긴 고물가에 소비자들은 이미 지갑을 닫고 허리띠를 졸라 맨 상황이다. 이에 식품가는 가성비를 잡으면서 푸짐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초대용량 식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기존의 삼각김밥보다 크게 나온 빅사이즈 삼각김밥 4개를 합친 초대형 삼각김밥으로 재구성한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을 출시했다. 또 1㎏에 달하는 특대용량 안주 꾸이포대를 출시해 인기몰이를 했다. 편의점 GS25는 팔도의 도시락 라면 8개를 한 번에 끓이는 점보도시락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이를 시리즈로 내놓고 있다. 올 여름을 겨냥해서는 팔도비빔면과 틈새라면을 조합한 팔도비김면을 출시했고, 3주만에 20만개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SPC삼립은 출시 50주년을 맞아 정통 크림빵을 대용량으로 출시했다. 크림대빵은 기존 정통 크림빵보다 6배 무거운 제품으로 사전 예약을 시작하고 빠르게 품절됐다. 스위트바이오는 1.8ℓ와 2.3ℓ 대용량 사이즈로 기획된 그릭데이 플레인 요거트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주력 상품인 1.8ℓ 플레인 요거트는 150g 플레인 요거트 기준으로 12번 나눠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빅사이즈 붐에 동참했다. 롯데리아는 버거 양 옆에 경양식 왕돈까스 패티가 튀어나올 만큼 커다란 왕돈까스 버거를 선보였고,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55만 개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맘스터치 또한 기존 싸이버거 패티에서 2배가량 커진 메가 싸이버거를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동시에 선보이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대용량 제품은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혜택이 있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샷과 유튜브 먹방 콘텐츠로 활용되면서 더 이슈화 됐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자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본인의 SNS에 업로드하면서 품귀현상을 빚었고,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하러 다니는 상황까지 콘텐트의 한 부분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제품, 대용량 제품은 전형적인 불황형 소비라고 볼 수 있다”며 “고물가 시대에 고객 니즈를 충족함과 동시에 먹방 트렌드에도 편승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은 꾸준히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