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트럼프 리스크' 덮칠 수도···美 대선 결과에 외교 당국 '촉각'
코리아 패싱·방위비 압박·외교 비용 급증 등 우려 한덕수 총리 "대외환경 불확실 시 우리 내부 결집해야"
2025-05-08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한 문제에 대한 '코리아 패싱', 주한미군 방위비 압박, 외교 코스트(비용) 증가 등 이른바 '3대 트럼프 리스크'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측불허 승부로 빠져든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한국 정부 역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촉각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만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을 꺾고 '리턴매치'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의 대미 외교 상황이 크게 복잡해진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이날 <매일일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는 기본적인 원칙과 형태를 무시하는 경향이 크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외교 상대가 된다면) 미국과의 관계를 단순화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발 언행들은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해봐야 한다"며 "(과격한 발언들이)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전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시 한국이 겪게 될 '트럼프 리스크'는 크게 3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우선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핵 문제 등 주도권이 축소될 우려다. 현재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고 천명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보다 비교적 북한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지난 집권 시기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다. 한국을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끊임 없이 '코리아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북한과 독자적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북한 역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독자 외교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달 중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연내에는 중국·일본과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 재개도 유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북한은 한국에 대해 적대적 신호를 반복해서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75년간 유지했던 대남 전선 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을 해체했으며, 한국에 대해 "대한민국 족속은 통일의 상대가 아닌 불변의 주적이고 가장 적대적인 국가"라고 지목했다. 이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 한국에 미치는 주요 안보에 있어 한국이 당사국임에도 불구하고 외교적으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한미군의 재편은 물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압박도 가시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현지 언론들이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더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음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길 바란다"며 자신의 재임 이전 한국이 방위비를 거의 분담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한 외교적 비용 급증도 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재임기간 WHO(세계보건기구)와 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를 탈퇴하고, NATO(북대서양조육기구)에 방위비 지출 인상을 요구하는 등 각종 외교 변수를 창출했다. 이에 국제정세 변화를 대비할 만반의 준비가 요구된다. 정부는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도출되든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4'에서 축사를 통해 "미국의 전략적 결정이 우리의 경제와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 11월에 있는 미국 대선을 전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한 총리는 "대외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결집도 필수"라며 "불확실성의 위기와 변화 앞에서 소통과 협의를 통해 갈등을 조율하고,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