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표 '대중국 압박' 확대···통상 리스크 더 거세질 듯
대선 결과 예측 불가···트럼프 당선 시 불확실성 확대 동맹 외교도 폐기 전망···보호 무역주의 대비책 시급
2025-05-08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통상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對) 중국 압박 강화 등 기존 바이든 행정부보다 자국 이익에 집중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최근 열린 홍콩 포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하고 경제 분야에서 더 많은 갈등이 촉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2대 강국인 미·중 간 '팃 포 탯(tit for 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 맞대응)' 방식 대응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될 경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60%를 부과하겠다며 대중국 압박 강화에 나선 바 있다. 대선을 6개월여 앞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결과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탓에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국내 외교와 경제는 모두 큰 변화에 직면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외교를 중심으로 중국·러시아를 상대로 세계 질서 구축에 나섰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보다 철저히 미국 이익을 우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트럼프가 우리나라의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부담 추가를 언급한 것도 그 일환이다. 여기에 미일 중심의 '편향 외교'에 치우진 우리나라 외교 방향의 전면 재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다. 현재 미국은 '자유무역주의'가 아닌, '미국 우선주의'에 기운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한 미국 우선주의는 미중 대결 구도가 극에 달한 뒤 두 후보 모두 같은 경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고율 관세는 바이든 행정부에 그대로 이어졌다. 트럼프 시절의 자국 내 제조업 부활 정책은 보조금을 내걸고 미국 내 생산라인 건설을 유치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연결됐다. 이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 강화에 따른 미중 간 갈등도 우리나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19.7%)과 미국(18.2%)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연간 수출 1·2위 국가다. 미중 무역 전쟁이 현실화한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받을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분쟁이 단기적으로는 일부 해외시장 내 중국 제품 대체 효과 등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저가 제품이 미국 외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치열한 가격 경쟁에 놓이게 된다. 보호 무역주의 등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