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대야 '소통·협치' 강조한 與 원내대표 후보들
총선 패배 '사분오열' 수습·대야 협상 주도 '중책' 채상병·김건희 등 ‘특검 정국’ 대야 협상력 절실
2024-05-0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앞둔 국민의힘이 8일 후보자 정견발표회를 가졌다.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총선 참패로 실의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22대 국회에서 거대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종배·추경호·송석준 후보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야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정견발표회를 열고 세 후보의 포부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 상황상 당선인들이 원내대표 후보자들과 따로 토론할 기회가 없었음을 아쉬워하며, 이날 정견발표회가 "대단히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가장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추경호 후보는 "원내대표는 소위 극한 직업이고, 잘해도 본전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제는 급기야 독배로까지 불리고 있다"며 "하지만 누군가는 주저 없이 이 독배의 잔을 들어야 하기에 저 역시 사즉생의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우리가 유능한 민생 정당, 정책정당으로 거듭나 국민께서 주신 믿음을 더 크게 키워 나간다면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그 길에 제가 앞장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종배 후보는 "저는 4선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당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마지막 봉사라는 절박함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원내대표는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며 "국민이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반드시 되찾아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석준 후보는 "이렇게 어렵고 험난한 상황에서 원내대표로 나서게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당이 가야 될 길이라면 (제가)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등 돌린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처절하고 간절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며 "(당이 총선에서 완패한) 수도권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를 꼭 뽑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세 후보가 입을 모아 얘기한 것은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이었다. 추 후보는 "여야가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하며, 타협을 통해 협치하는 것이 의회 정치의 본연"이라며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협상하고 수많은 퍼즐 조각을 맞춰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추 후보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는 국민과 함께 강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이 후보도 "압도적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치밀한 대야 협상 경험과 전략이 필요하다"며 우회적으로 대야 협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송 후보는 "더 강해진 야당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상생과 조화의 정신으로 국회를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며 "제가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9일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진행한 뒤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표결에 들어간다.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당 수습에 속도가 날거란 기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