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한목소리로 “남재준 사퇴”

野 “朴대통령, 국정원장 해임해야”… 與일각에서도 동조 목소리

2014-03-11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여야는 11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책임을 집중 추궁하며 사퇴를 촉구했다.특히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 일각에서도 남 원장의 해임을 주장하고 있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와 남 원장 그리고 관련자들을 엄정하게 처벌하라”며 “비정상적인 국정원의 실체를 개혁하기 위한 특검에 즉시 응답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압수수색이 국민의 특검 요구를 무마하기 위한 고육지책, 검찰의 수사가 국정원과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에 의한 연출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며 “특검을 앞둔 검찰이 신뢰를 제대로 회복하기 원한다면 남 원장 등 윗선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밝히고, 재판 과정에서 조작된 증거를 제출한 제 식구인 해당 검찰들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연이은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을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와 직결되는 하나의 시험대”라며 “정치개입과 증거조작으로 2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한 국정원의 책임을 규명하고 박 대통령은 남 원장 해임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이 참담한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이야말로 남재준 국정원장 본인이고, 두 번째 당사자는 바로 박 대통령이고, 중국과의 외교관계까지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가며 막말을 쏟아냈던 새누리당 역시 그 책임에서 조금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은 남 원장을 즉시 해임하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통합진보당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남재준 원장과 국정원 이모 영사, 국정원 협력자 김모씨, 국정원 협력 담당 검사들을 국가보안법 상 무고·날조죄로 고발했다.새누리당에서도 남 원장의 해임을 주장하고 나섰다.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이 문제가 국정원장께서 대충 ‘송구하다’라면서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정원장이 본인 스스로 거취를 잘 판단해서 대통령께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결정하기를 바란다”면서 남 원장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김 의원은 이어 “국정원이 조작된 증거를 갖고서 검찰로 하여금 기소하게끔 만들었는데 (이 때문에) 검찰의 신뢰가 밑바닥부터 무너졌고, 국정원의 존재 여부를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라면서 “남 원장은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본인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된다”고 거듭 촉구했다.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살이 부들부들 떨린다”며 “새누리당이 이런 일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다면 점점 더 존재감이 약해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앞서 같은 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증거 위조 논란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며 “국정원장이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상응하는 처사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