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업계, ‘사고 온상’ 불명예에 중대재해 예방 총력전
안전 기술·제도 도입으로 사망사고 11% 이상 감소
2025-05-09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사망사고의 온상이었던 건설현장에 50인 이상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지 2년이 지난 가운데 각 건설사들은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가고 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이 본격적으로 적용된 이후 사망한 근로자는 총 1686명(유족급여 승인 기준)이다. 이중 건설업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758건으로 약 45%에 달한다. 시행 첫해 건설현장에서 402명이 사망했지만 이듬해에는 11.4% 감소한 356명을 기록했다. 사망사고가 점차 줄어드는 이유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각 건설사 안전을 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사고 예방 및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1년부터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하면서 사고를 줄였다. 근로자들은 재해 위험이 인지될 경우 작업중지권을 발동해 현장 대피 및 관련 안전조치 등으로 사고를 예방한다. 삼성물산이 참여한 국내외 113개 현장에서 총 30만1355건의 작업중지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삼성물산은 휴업재해율이 매년 15% 가까이 감소시키는 효과를 거뒀고, 10대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사망 사고 발생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여 년 간 수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한 40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활용한 '재해예측 AI 시스템'를 구축했다. 당일 예정된 작업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재해위험 정보와 체크리스트 등을 현장 담당자에게 제공해 고위험 작업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취임한 허윤홍 사장을 중심으로 현장안전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허 대표는 지난 1일 신림~봉천 터널도로건설공사에서 시무식을 열고 안전경영과 품질경영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한바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매월 첫째 주를 ‘안전 점검의 날’로 지정해 현장을 점검하고, 필요시 각 분야별 전문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를 ‘중대재해 Zero’ 원년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다. 특히 협력사의 안전보건 수준 높이고자 관련 프로그램을 전년보다 200% 확대하고, 안전분야 배점을 상향해 협력회사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는 "삼성물산 작업중지권 보장의 경우 귀감이 되는 바 크다"며 "현장에서 원청 시공사가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는 것은 건설노동자에게 일대 혁신이며, 기업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