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3곳 중 1곳 '상반기 투자 축소·지연'
투자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높은 원자재가 꼽혀
2025-05-09 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우리 기업의 투자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와 원자재가의 불확실성이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내 제조기업 3곳 중 1곳은 올해 상반기 투자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전국의 제조기업 2230개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동향 조사결과, 응답기업의 34.2%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연초 기업이 수립한 상반기 투자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응답은 61.1%, '당초 계획보다 확대되고 있다'는 응답은 4.7%에 그쳤다. 기업들은 상반기 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 요인으로 '원자재가 등 생산비용 증가'(3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불안정한 유가·원자재가의 흐름에 대응하느라 투자자금의 여력을 생산비용으로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 밖에 투자를 지연시키는 요인들은 '수요·판매부진으로 신규투자 필요성 저하'(25.9%), '고금리 지속에 따른 투자자금 조달부담'(21.1%), '수출 등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위험 상승'(14.2%)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 투자 상황은 최근 업황이 개선된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간에 차이를 보였다. 배터리 핵심소재 가격 반등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전기장비'와 '이차전지' 업종은 '당초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되거나 '확대'를 응답한 비중이 각각 89.2%와 87.5%로 투자 회복 속도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K-뷰티 인기의 영향으로 화장품 수요 및 미용 의료기기 수출이 확대되면서 '의료정밀'과 '화장품' 업종도 양호한 투자 상황을 보였다. 반도체의 경우 IT경기 회복에 따라 생산 및 수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상반기 투자 전망을 '확대'로 응답한 기업이 9.1%로 가장 높았다. 투자 회복이 더딘 업종으로는 전방산업인 건설업 위축에 더해 원자재가 인상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비금속광물'과 중국 내수부진 및 공급확대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철강' 업종이 꼽혔다. '당초 계획보다 투자가 축소·지연'이란 응답이 '비금속광물'은 46.3%, '철강'은 39.9%로 나와 전업종 평균과 비교해 높게 나타났다. 국내 제조기업이 투자계획 수립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54.7%) 이었다. 이어 '경쟁업체 간 시장상황'(16.1%), '현금흐름 등 이용가능한 자금사정'(15.2%), '기술개발 및 혁신 필요성'(11.0%)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국내 기업들이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인센티브 확대, 기회발전 특구·규제특례 도입 등 통지방기업들의 투자 촉진, 올해 말 일몰예정인 임시투자세액공제 기간 연장 등 보다 과감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우리 기업들이 국제 원자재가의 상승, 수요·판매 부진과 같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당초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경제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업 친화적 환경이 더욱 적극적으로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