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부가 발표한 임대시장 선진화 방안은 겉으로는 세입자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그 내용을 뜯어보면 ‘빛’좋은 개살구일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세입자들에게 ‘빚’을 던져줄 가능성이 큰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왔다.전국세입자협회 대표들은 1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실질적인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차선진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월세 세액 공제는 대상자가 일부에 불과하다”며 “평균 연봉 2500만원(3인가구 기준)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면세받고 있는 상황인데, 근로자를 제외한 실업자, 자영업자, 알바생 등의 계층은 아예 적용범위에서 배제되어 있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세액공제를 임대인의 동의 없이 3년까지 신청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 일부 세입자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세원이 파악된다는 점에서 임대인이 꺼리는 방안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다시 말해 임대인이 세금을 내는 만큼의 비용을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월세 상한제 같은 임대료 상한의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세액공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또한 최근 정부가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통해 민간임대주택 리츠 4만가구 공급 등의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리츠가 이익을 내려면 학군이 좋거나 수요가 많은 곳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소득에 비해서 저렴하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 확보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분양전환 되는 무늬만 임대주택이 아닌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세입자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전월세 상한제, △최하위 계층뿐만 아니라 소득의 일정액 이상 주거비가 드는 사람을 일괄 적용하는 선에서의 임대차등록제 도입, △주거바우처 도입, △계약갱신 청구권 도입 등을 촉구했다.한편 정부가 발표한 3·5 주택 임대차 시장 대책을 놓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원점 재검토’입장을 밝히며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지난 6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내놓은 전월세 대책은 임대차 ‘정보 확보’보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과세’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며 “정부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고통을 가중시키는 과세 대책이 아닌 임대차 시장의 정보 확보를 우선으로 하는 ‘임대차등록제’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