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벤처투자 회복세 이어져…신규투자 1.9조원·펀드결성 2.4조원
신규투자·펀드결성, 전년 동기비 각각 6%·42% 증가 고금리 등 불확실성은 예의주시…시장분석 체계 구축 지역·기술·글로벌 등 분야별 정책 마련…투자 유치 확대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벤처투자 시장이 올해 1분기도 회복세를 이어갔다. 좋은 흐름 전망에도 고금리 장기화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시장동향 분석체계를 구축, 지역·기술·글로벌 등 분야 맞춤 정책수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3일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1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포함한 ‘벤처투자 현황 진단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벤처투자 회복세는 2024년 1분기에도 이어졌다. 신규 투자(1.9조원),펀드결성(2.4조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42%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 최근 5년간(2020~2024) 각각 연평균 6%, 23%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이 지속됐다.
특히, 우주항공, 인공지능(AI), 로봇 등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양호한 상황이다. 중기부가 벤처투자회사 등의 피투자기업에 한정해 상세 분석한 결과, 딥테크 10대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지난해 연말 31%에서 올해 1분기 40%로 늘어났다. 딥테크 10대 분야는 △AI·빅데이터 △시스템반도체 △로봇 △모빌리티 △클라우드·네트워크 △우주항공 △친환경기술 △양자기술 △바이오 △차세대원전 등이다.
딥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면서 1천억원 내외 대규모 투자 사례도 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리벨리온(AI 반도체 설계)과 업스테이지(생성형 AI 서비스) 등이 1천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로봇 분야에서는 한국인이 미국에서 창업한 기업인 베어로보틱스가 800억원을 투자 받았다.
벤처투자 시장의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나,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시장상황과 관련해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기업가치조정에 따른 투자기회 확대 등은 긍정적이지만, 지속되는 고금리 등으로 신규 펀드결성 시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또한, 연내 금리인하 또는 주식시장 회복 시 벤처투자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되나, 5월 현재 고금리 장기화 우려 및 주가지수 부진 등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그간 정부는 시장상황 및 업계 의견 등을 고려해 정책금융 마중물을 분야별로 공급하고, 민간자금의 벤처투자 시장 유입 환경을 개선해 왔다.
중기부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딥테크·세컨더리 등), 지역혁신벤처펀드(지역), 글로벌펀드(글로벌) 등을 조성해 중점 투자 분야별로 재원을 확충한 바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딥테크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통해 민간자금 3천억원 이상을 출자 받아 연내 8천억원 이상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비수도권 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역혁신벤처펀드 2천억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펀드 1조원 등도 추가로 조성한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해 업계의 펀드결성 관련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1.4조원 규모의 출자공고를 1분기 내에 모두 완료해 최소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신속히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대규모 민간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민간 벤처모펀드를 법제화하기도 했다.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 등 선진금융기법을 국내에 도입하는 등 투자제도 개선도 병행했다. 투자조건부 융자 제도는 금융기관(은행 등)이 스타트업의 신주인수권을 부여받는 대신 저금리로 융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나, 정부는 향후에도 벤처투자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적시성·타당성 높은 통계로 시장상황을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기존 벤처투자회사, 신기술금융사에 더해 글로벌 벤처캐피탈 등 다양한 투자주체를 아우르는 시장동향 분석체계를 구축한다. 나아가, ‘벤처투자법’에 따른 벤처펀드 운용현황 관련 정보(수익률 등)도 분석해 민간에 공개한다.
또한 지역·기술·글로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적합한 투자처를 원활히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용 펀드 조성, 맞춤형 투자유치 프로그램, 정보공개 확대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뒷받침한다. 비수도권 전용 펀드를 2026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로 조성하고, 전국 6개 광역권별로 해당 지역 스타트업 투자설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아울러, VC들이 신규 투자처 발굴 시 활용할 수 있도록 우수 스타트업 기술평가(기술보증기금) 결과 등을 공유해 혁신 기술기업의 투자유치를 지원한다.
글로벌펀드도 2027년까지 4조원 추가 조성한다. 국내외 VC들이 엄선한 국내 스타트업을 해외투자자에게 소개하는 ‘K-글로벌스타’ 프로그램도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아시아·유럽 등에서 연이어 개최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국내 벤처투자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펀드결성·투자·회수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올해 중으로 마련한다.
오영주 장관은 “시장상황을 살피면서 시의적절한 정책수단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여 벤처투자 활성화 종합대책도 차질없이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