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질주…“韓日 원전 정책 닮은꼴”
전국녹색연합, 후쿠시마 3주기 맞아 공동성명서 발표
“朴정부 1년 간 역주행…역사 잊은 민족에 미래 없다”
후쿠시마 3주기, 거꾸로 가는 박근혜 정부 원전 정책 1년
원전 정책 꼭 닮은 일본과 한국,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흔들림 없는 원전 재가동 및 수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후쿠시마의 교훈을 망각한 일본 정부의 미래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불안하다. 수많은 부품 비리와 뇌물 스캔들로 점철된 국내 원전시스템은 이제 외국 언론의 도마 위에도 오르내린다. 지난해 8월 뉴욕타임즈는 ‘원전마피아’를 언급하며 한국 정부가 국민의 안전보다 사업자의 이익에 더 급급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비리 근절 방안으로 원전사업자 관리·감독법을 제정해 산업부가 원전비리에 관한 관리·감독권을 맡겠다고 나서고 있다.
산업부가 원전 진흥과 규제권까지 갖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의 체계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정권 초반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위상을 추락시킨 데 이어 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까지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현재 23기인 원전을 2035년까지 최소한 39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11기를 건설하고 추가로 최소한 5기(150만㎾급 기준)의 신규 원전을 더 짓겠다는 것이다.
각종 비리와 사고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결정된 원전 확대 정책이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정부의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박근혜 정부는 원전 수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는 원전 수주 기사가 뒤따른다. 산업부는 원전 발주가 가시화된 국가를 중심으로 신규 수주를 적극 추진하고, 금융·인력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역량을 확충하기로 했다. 각종 부품 비리로 국내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을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원전 정책은 닮았다. 일본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최소 29건의 원전 결함을 도쿄전력이 은폐했다. 2009년에는 고노 다로 중의원이 일본 원전의 안전불감증을 폭로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마저 강진 발생과 이로 인한 원전 사고를 경고했다.
하지만 일본의 원전 확대 정책에 변화는 없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고장만 34건에 이른다. 은폐와 비리가 난무하고 이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원전 확대정책에는 변함이 없다.
일본은 경고를 무시한 결과,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재앙을 겪었다.
‘초미세먼지의 습격’을 몸소 체험한 국민들에게 중국 원전의 위협은 한층 더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후쿠시마 3주기를 맞이하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신채호 선생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 이는 비단 ‘민족’과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닐 것이다. 방사능은 국경과 민족을 초월한다.
후쿠시마의 교훈을 잊고 있는 일본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인들이 함께 협력해야만 ‘탈핵’을 이룰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이 원전 수주 비즈니스가 아닌 동아시아 탈핵 협력으로 전환할 수는 없을까.
그 답을 정부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민들이 나서서 동아시아 탈핵 협력으로 나아가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절전이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들불처럼 번지는 절전소 운동, 주차장 전등을 LED등으로 바꾸고, 건물 에너지 효율을 진단하고 개선하는 운동, 그리고 직접 전기를 생산하겠다며, 햇빛발전소협동조합을 만드는 운동 등, 이미 첫발을 뗀 이 길에 더 많은 시민이 함께 할 때, 탈핵 한국은 먼 미래가 아닌, 조만간 현실이 될 것임을 녹색연합은 전국 2만 여명의 회원의 이름으로 선언한다.
2014년 3월 11일
녹색연합·공주녹색연합·광주전남녹색연합·전북녹색연합·대구경북녹색연합·대전충남녹색연합·부산녹색연합·원주녹색연합·인천녹색연합·광양만녹색연합·설악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