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한 주 시작”…의대증원‧학칙개정 법원 판단에 달려
의대증원 집행정지 소송 항고심, 내주 결정 전망
2025-05-12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후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전공의·의대교수·의대생·수험생 등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결정이 내주 나올 전망이다.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가 이달 중순까지 항고심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혀 오는 17일 전에는 의대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근거가 될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법원 요청에 따라 지난 10일 해당 재판부에 47건의 자료와 2건의 별도 참고자료를 냈다. 정부가 제출한 자료에는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 및 중장기 수급추계연구, 의사인력 적정성 연구, 2021년 장례인구추계를 반영한 인구변화의 노동·교육·의료부문 파급효과 전망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 개혁과 관련해서 했던 발언,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 등 유관 기관의 보도자료 및 관련 기사, 통계청 고령자 통계.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시민단체의 성명서 등도 법원에 냈다. 하지만 의료계가 요구했던 의대 정원 배정심사위원회 관련 의원 명단은 제출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의대 정원 배정위원 명단 공개 등을 하지 않은 이유는 (위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출하지 않았다”며 “배정위원들 명단을 제외한 나머지 자료는 법원에 참고자료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의료계가 의대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릴 경우 ‘27년 만의 의대 증원’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인용되면 정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이 사건의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신청인 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전공의 중 고연차 레지던트는 수련 기간 중 석 달 넘게 이탈하면 내년 전문의 시험을 보지 못하게 되는데, 그 마지노선이 이달 말이어서 법원이 기각 결정으로 정부 손을 들어준다면 전공의들의 일부가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의료계는 법원의 항고심 결정을 앞두고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의대생·학부모·의사 등 4만여명은 지난 10일 “정부의 의대 증원이 부당하다”며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의대교수도 지난 9일 2997명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를 제출했다. 의협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의료계와의 원활한 소통 및 올바른 협의를 거치지 않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정책 강행시 의학 교육의 질 저하 및 교육 현장의 혼란과 의사 공급 왜곡으로 인한 의료시장의 붕괴가 초래됨과 동시에, 수가 정책이나 의료 전달체계 등 장기간 지속된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는 방치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