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尹 '특검' 거부권 시사하자 '총공세'···與는 이탈표 단속 '총력'

야 6당, 합동 기자회견 열고 '특검법 수용' 촉구 與 지도부 '단일대오' 강조했지만···곳곳 균열 조짐

2024-05-12     염재인 기자
박찬대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야권의 비판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을 필두로 야 6당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채 상병 특검법' 수용 기자회견을 여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유력해진 만큼 여당은 재표결 시 단일대오로 맞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이탈표 발생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정의당, 새로운미래 등 6개 야당은 전날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수해 복구 현장에 지원을 나갔던 젊은 해병이 왜 죽었는지, 수사 과정에 외압이나 방해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왜 누가 왜 그랬는지 밝히라는 것,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라며 "그럼에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에 오간 많은 연락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대통령이 또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 다음에는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당대회 일정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시청광장 출정식에서 "대통령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특검을 막아 세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최대 현안인 채 상병 특검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 행사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해당 사안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채 상병 특검법의 경우 총선 패배에 영향을 미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은 '특검 도입'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는 점 등을 토대로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기본소득당, 정의당 등 5개 야당 원내대표와 만나 특검법 처리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을 관철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당은 야권의 총공세에 단일대오로 맞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안철수·조경태·이상민 의원 등은 찬성 의사를 내비치는 등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중 안철수 의원은 지난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채 상병 특검과 관련해 '재표결 시 당론과 어긋나는 투표를 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어떻게 보면 (특검 실시가) 당론보다 더 중요한 보수의 가치이기 때문"이라며 "조금의 불리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수의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당당하게 돌파하겠다는 것이 맞는 태도"라고 피력했다.  당내 낙선·낙천자들의 표심도 변수다. 21대를 끝으로 국회를 떠나는 여당 의원은 58명에 이른다. 이들이 소신 투표에 나선다면 가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웅 의원의 경우 지난 2일 채 상병 특검법 표결 때 여당 의원들 중 유일하게 본회의장에 남아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현 재적 의원 295인이 재표결에 참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결을 위해선 3분의 2에 해당하는 197표가 필요하다. 21대 국회에서 범야권이 180석인 만큼 이탈표 17석이 나오면 거부권은 무력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