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에 바란다”…中企, ‘근로유연화·중처법’ 개선 시급
중기중앙회, ‘중소기업 입법과제 대토론회’ 개최 근로시간제도·중대재해처벌법 최우선 손봐야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한국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며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현 상황을 진단하고, 중소기업이 원하는 입법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3일 중기중앙회 KBIZ홀에서 ‘제22대 국회에 바란다’는 주제로 ‘중소기업 입법과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올해로 36회를 맞이한 중소기업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첫 행사다. 제22대 국회에서 꼭 처리돼야 할 중소기업 핵심 입법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소기업주간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기본법’에서 정한 법정 주간이다.
이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홍석우 중기중앙회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前 지식경제부 장관)과 토론자인 △윤미옥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동주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직무대행 △배태준 한양대학교 교수 △조웅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전국의 중소기업·소상공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21대 국회는 코로나 팬데믹과 고금리, 고물가 등 복합위기 속에서도 중소기업의 숙원과제였던 납품단가 연동제가 만들어져 작년 10월부터 시행됐다”며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고민했던 기업승계 문제도 사전증여와 사후상속 공제한도가 모두 600억원까지 확대됐다. 연부연납 기간 역시 사전증여 15년, 사후상속 20년까지 늘어나며 90% 이상의 중소기업들이 원활하게 승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또 “근로시간 문제는 납기를 맞춰야 하거나 근로자가 더 일하고 싶어하는 경우에는 노사 자율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고,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처리돼야 한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들이 입법화돼, 정치가 경제를 밀어주며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근로시간제도 개선과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등을 가장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중소기업 66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22대 국회 중소기업 입법과제에 대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의견조사’ 결과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들은 국회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중소기업 입법과제로 △주 52시간 적용 유연화 등 근로시간제도 개선(38.9%), △중대재해처벌법 처벌방식 개선 및 의무 명확화(18.3%), △중소기업과 은행 간 상생 금융 확대(12.9%),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 강화(12.7%) 순으로 응답했다.
국회의 경제 입법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응답은 15.8%인 반면, ‘낮다’는 응답은 40.8%로 2.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국회의 입법 활동 및 예산 결정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기업 3곳 중 1곳(매우 높음 9.8%, 다소 높음 20.6%)이 ‘높다’고 응답했다. 지난 21대 국회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 핵심 입법과제’ 주제 발표자로 나선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한국경제의 근간인 771만 중소기업은 현재 고금리, 저성장, 내수침체 장기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중소기업계 핵심 입법과제는 △노동개혁 △혁신성장 △상생금융 △플랫폼 공정화 △공정상생 등인데, 그 중 ‘노동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문갑 본부장은 “현재 수출 중소기업의 56%, 중소제조업의 28.3%이 주52시간제로는 수주납기 준수를 맞추는 데 애로를 겪고 있다”며 “최저임금 역시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만큼, 결정체계를 개선하고 결정기준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태준 한양대학교 창업융합학과 교수는 “직·간접적 활동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은 40% 이하를 차지한다”며 “그나마도 1000만달러 이상 수출하는 선도기업들이 중소기업 수출 공헌율의 90%를 담당해 편차가 심한데, 이를 중소기업의 역량 부족으로만 탓하기에는 제도적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