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당선자] 전용기 "청년정치 최대 장벽은 기울어진 운동장"
전용기 경기 화성정 당선인 매일일보 인터뷰 민주당 내 최연소 재선의원···"또래 대변할 것"
2024-05-13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1991년생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입성해 당내 최연소 의원을 지냈다. 이번 총선에서 경기 화성정에 출마한 전용기 의원은 재선에 성공해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내 최연소 의원이 됐다.
전용기 의원은 지난 6일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대 공감성'을 가진 정치인들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22대 국회에서 또래를 대변하는 메시지를 낼 수 있도록 더욱 분주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 정치인들이 생기기 어려운 이유로 정치권 내 '기울어진 운동장'을 지적하며, 정치 선진국들처럼 어릴 때부터 정치인들을 양성하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최근 일각에서 청년 정치인에 대한 회의감이 증가한 것에 대해 전용기 의원은 "특정 인물들에 대한 사례를 당내 청년 육성 실패의 결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몇 사례들로 인해 다른 청년들의 기회가 박탈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민주당 최연소 재선의원이다. 지역에서 당선을 위한 어떤 노력들은?
현장에 있었다. 보통 국민들이 관료들에 대해 '탁상행정을 많이 한다', '현실을 모른다' 이런 비판들을 많이 하시는데, 민원을 들으면 바로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가 어찌보면 기존 정치와 다른 새로운 정치의 유형이라서, 그런 부분에서 제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두 발자국 나갈 때 우리는 열 발자국 나가겠다는 마음이다.-비례대표에서 지역으로 갔을 때 나이를 우려하는 경우는 없었나?
나이가 영향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화성에서 살면서 활동한지 벌써 2년째다. 시민분들과 스킨십을 하고 호흡하고 살면서 그런 우려들을 많이 상쇄시켰다. 노인정에 가면 무척 좋아하신다. 시민분들께 더 살갑게, 어떻게든 손 한 번 더 잡아드리려고 노력하면서 평소 풀어나갔기에 선거 때는 큰 우려를 사지 않았다.-현재 당 청년위원장이다. 어떤 활동을 해왔고, 또 해나갈 예정인가?
다음 청년위원장 선거가 10월에 있다. 위원장 임기가 약 반 년 정도 상황으로 현재 활동 마무리 단계다. 청년위원회는 현재까지 '채상병 특검' 통과 요구나 독도 방문을 통한 일본 영유권 억지 주장 항의와 같이 각종 현안에 대해 대응하고 활동했다. 각 지역 청년위원회와도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움직였고, 지금은 4·10 총선에 다들 최선을 다했기에 이제 활동 성과들을 정리하고 다음 활동을 위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내 청년위원회 등이 존재하는 것은 청년들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당내 10개의 전국위원회가 있다. 청년위원회를 포함해 여성·노인·대학생·장애인·노동·농어민·을지로·사회적경제·소상공인 등이다. 전국위원회는 각자의 세대, 각자의 대표성을 띄고 입장을 대변하고 의견을 전달한다. 따라서 청년위원회는 현안에 있어 누구보다 청년을 대변해서 정치권에 전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세대 공감성이 필요한 것인데, 정치인들이 청년들의 삶에 공감하지 못하면 정말 필요한 정책들이 소외될 수 있다. 청년위원회만이 할 수 있는 활동을 따로 꼽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보다 청년 중심적으로 보다 현장에서 앞장서서 말하는 활동을 했다고 봐주시면 된다. 예를 들어 인구위기 문제나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우리는 10년 이후 미래가 당장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성 정치권도 관심을 가지라고 요구한다.-일각에선 청년 정치인들이 제 역량을 다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그렇지 않다. 사실 청년들이 정치권에 들어오기가 힘들다. 역할을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정치권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청년들이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다. 정치권에서 결단이 필요한 부분인데 앞으로 그런 부분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21대보다 22대에서 오히려 청년 국회의원 수가 1명 늘었다. (기자주: 21대 국회의 만 40세 미만 국회의원 수는 13명, 22대 국회는 14명이다.) 또 지난 국회에서는 비례대표 출신 청년 의원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지역구에서 당선된 청년 의원이 많아졌기에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아직 청년의 숫자가 인구 비중 대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에서 정치 교체에 대한 열망이 높기 때문에,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남은 숙제다. 사실 정치 선진국들처럼 어릴 때부터 정치인을 양성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해외 선진국들을 보면 10대 때부터 정치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교육하고 함께 토론하면서 정책 전문가로 발돋움할 기회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경쟁사회에서 정치인은 혐오의 대상처럼 청소년 때 낙인이 찍히고, 20~30대에 정치 무관심층이 너무 많다. 청년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끔 하는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일부 인물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일종의 '청년정치 무용론'이 회자됐다.
정당이란 가치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다소 다르다고 하더라도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몇의 사례를 당내 청년 육성 실패의 결과로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긴 것은 명백하다 정도로 이야기하고 싶다.-청년의 육성,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까.
청년위원장이 되고 나서 개인적으로는 기존 '청년정치스쿨'의 틀을 바꾸는 것에 신경 썼다. 그동안 청년정치스쿨은 유명한 정치인과 강사들을 모셔서, 그냥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번 청년정치스쿨에는 실제 총선에서 후보들을 도울 수 있는 '실무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선거법부터 회계까지 당장 선거에 투입돼도 일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직접 정치 현장을 겪을 수 있는 강의가 진행되니 수강생들의 평가도 굉장히 좋았고, 이번 총선에서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식의 직접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 등이 필요하다.-이번 총선에 출마한 기존 청년 정치인들의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은 어떻게 해석하시나.
앞서 말했듯 기울어진 운동장의 문제다. 민주당은 시스템 정당이기 때문에 '컷오프' 사유도 명확해야 하는데, 공천을 신청한 많은 청년분들이 이번에 컷오프 된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이는 정치적 사유보다는 청년들이 조직 싸움과 인지도 싸움에서 질 수밖에 없는 고질적 부분의 문제라고 본다. 청년들이 이러한 부분에서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을 이기기는 몹시 힘들다. 젊은 인재들이 방송을 많이 나가거나 인터뷰를 많이 하면 일정 부분 극복되지만, 많은 청년들은 그러지 못하는 것이 또 현실이다. 이 부분이 기울어진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니 그 데이터가 쌓이지 못한 상황에서 청년들이 컷오프로 소모되거나 경선에서 패배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해야 한다.-21대 국회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더 있었다면 어떤 점들이 달라졌을까.
21대 국회에서 발의했지만 논의조차 되지 못했던 법안들이 있다. 한 가지를 꼽자면 '군인 재해보상법'을 말하고 싶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이 사고 및 부상을 겪었을 때, 현행 제도상에서는 신체적, 정신적 손상에 대한 보상이 극히 취약하다. 따라서 부상 장병들에 대한 지원금액 및 지원범위를 확대하고자 법을 발의했는데, 발의도 힘들었고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부족해 힘들었다. 세대 공감성이 같은 젊은 정치인들이 있었더라면 확실하게 이끌어 갈 수 있었을 거라고 봤는데 아쉽다. 이 법안뿐만 아니라, 기성 정치인들하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하고 갭 차이가 좀 있기 때문에 공감을 못하는 부분들이 분명 존재한다. 더 많은 젊은 정치인들이 나와서 개혁적인 법안을 만들거나 혁신적인 대책들을 좀 세워놨으면 좋겠다.-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최근 80년대생 의원 모임을 만들자는 제안했다.
젊은 정치인들이 뭉치자는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제가 90년대생이라 그런지 모임에 대한 제안은 오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자체적으로 80년대·90년대생 의원들이 한번 모여 이야기를 해보자는 움직임이 있다. 지금은 다들 당선인 신분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느라 바쁜데,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