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끈 홈쇼핑업계, 기사회생 길 본격 여나

홈쇼핑 빅4, 올 1분기 영업이익 반등 모두 이뤄내 송출수수료 부담, TV시청자 감소 등 변수 넘어야

2024-05-13     민경식 기자
롯데홈쇼핑이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홈쇼핑업계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탈TV 전략을 바탕으로 채널 다변화, 사업 구조 개편, 고마진 상품 확대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다만, 송출수수료 상승 부담, TV시청자수 감소세, 소비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득한 만큼, 확실한 돌파구와 반등 기틀 마련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CJ·GS·현대·롯데 등 홈쇼핑 빅4가 영업이익 반등을 이뤘다. CJ온스타일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9.5% 신장한 262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매출은 3478억원으로 10% 증가했다. GS샵은 1분기 매출이 2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8% 신장하며 328억원을 나타냈다. 현대홈쇼핑은 1분기 홈쇼핑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55억원, 206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1%, 14.9% 성장한 수치다. 롯데홈쇼핑은 1분기 매출이 2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축소된 반면,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156.1% 치솟았다. 이같은 실적 선방은 무리한 외연 확대 보다 수익성 위주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지속 가능한 생존을 가로막을 변수가 산적해 있어 기업들의 고심이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고물가에 각종 비용인 상승했음에도 송출수수료마저 덩달아 오르고 있는 데다 TV 시청자까지 감소하고 있어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업체 7곳이 부담한 지난해 송출 수수료는 1조9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 일종의 ‘채널 자릿세’ 개념인 송출수수료가 최근 10년간 연평균 8.2%씩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다소 하락한 수치지만,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은 2022년 65.7%에서 지난해 71%까지 올랐다. 그 결과,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매출액 비중도 2022년 49.4%, 지난해 49.1%로 50%대가 붕괴됐다. 유통 시장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TV시청자 수 감소도 불가피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대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선정한 비율은 60대는 72.8%→52.5%, 50대 50.2%→31.8%, 40대 23.8%→9.2% 등으로 하락했다.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하자 업체들은 모바일 방송 역량을 담금질하고 신규 브랜드 유치를 통해 상품경쟁력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이밖에, 앱 개편, 숏츠 강화, 지식재산권(IP) 활용 확대, 크리에이터 발굴·양성, 오프라인 팝업 진행, 자체 브랜드 개발, 미디어월 스튜디오 도입, 고마진 상품 구색 등충성·신규 고객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출혈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제각기 전략을 내세워 활로를 찾으려는 모습”이라며 “고물가로 소비침체가 뚜렷한 데 이어 송출수수료까지 계속 오르고 있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