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안보 수요 확대…K-방산, 동남아 시장 공략 박차

美中 갈등 확대로 아시아-태평양 해양 안보 불확실 HD현대重, 필리핀 특수선 오피스 개소…동남아 공략 LIG, 말레이 방산전시회…KAI, 싱가포르 에어쇼 참가

2024-05-13     이상래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방산업계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중 해상패권으로 지역안보 수요가 확대되면서 동남아 방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이 기존의 미국 중심 질서에 도전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장악하기 위해 꾸준히 해군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350척의 군함을 보유해 290척의 미국을 넘어섰다. 해양 안보가 불안해지면서 동남아 국가들의 무장 강화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영국의 군사정보기업 제인스에 따르면 동남아 국가들의 해양 방산 지출 규모는 2023년 80억 달러에서 2030년 1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을 동남아 방산 시장의 거점으로 구축하고 있다. 필리핀은 태평양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에 위치해 해군력 증강에 대한 수요와 의지가 커 잠재 역량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필리핀 마닐라 보니파시오에 특수선 엔지니어링 오피스를 개소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엔지니어링 오피스에 특수선 사업부 소속 △설계 엔지니어 △유지·보수·정비(MRO) △영업 담당 직원들을 파견해 현지 수요에 최적화된 기술 사양과 인도된 함정의 기술지원 및 보증수리 컨설팅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을 비롯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국가와의 방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역내 정세 파악과 잠재 수요를 발굴함으로써 영업 경쟁력을 확대해 2030년 매출 2조 원 달성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LIG넥스원도 천궁II, 해궁 필두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앞장서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달 말레이시아 방산전시회 ‘DSA 2024’에 참가했다. DSA는 말레이시아 정부 주관으로 1988년부터 개최된 국방·안보 분야 전문 전시회다. 지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는 LIG넥스원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함대공 유도무기 ‘해궁’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등의 수출 주력 유도무기와 현지 소요가 높은 첨단 ‘대포병레이더’ 체계를 선보였다. LIG넥스원은 이번 DSA 전시회에 이어 9월 필리핀, 11월 인도네시아 전시회에 연이어 참가해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KAI는 지난 2월 ‘싱가포르 에어쇼 2024’에 참가해 동남아 방산 시장을 두드렸다. 싱가포르 에어쇼는 프랑스 파리, 영국 판버러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아시아 최대 우주항공·방산 전시회로 손꼽힌다. KAI는 싱가포르 전시회에서 KF-21, FA-50, LAH, 수리온 등 주력기종과 함께 차세대중형위성, 초소형 SAR 위성 및 차군무인기 등 K-스페이스 라인업과 미래사업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KAI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4개국에 국산항공기 수출을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