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車 급발진 입증 위한 페달 블박 장착, 제작사가 도와야

2025-05-15     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지난 40여년간 발생하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실제로 자동차 급발진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의 경우 트라우마로 인한 후유증도 큰 상황이다. 더욱이 사망자까지 발생하여 자신이 가해자라고 생각하고 살다보니 더욱 정신적인 후유증은 더욱 심각하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단 한번도 최종 승소한 경우가 없을 정도로 운전자가 항상 불리하다. 지난해 발생한 강릉 급발진 사건 이후 분위기는 더욱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의미가 있다. 우선 사건 자체도 그렇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 여러 건이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고 각종 증거로 사용할 만한 부분도 많아지면서 자동차 급발진에 대한 공포감은 물론 진정성에 대한 고민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급발진 문제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은 바로 페달 블랙박스의 출현이다. 대한민국의 영상 블랙박스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각국에 수출할 정도로 품질이 좋고 국내 시장도 전체 차량의 약 80%가 장착할 정도로 보편화돼 있는 장치다. 필자는 약 20년 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영상 블랙박스와 네비게이션 관련 KS위원회 위원장을 10년 이상 맡으면서 관련 기업에 페달 블랙박스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해 왔다. 당시만 해도 기술적으로 적용이 어렵고 장착 위치 등 다양한 문제점으로 인해 상품화가 되지 못하고 현재에 이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이유는 자동차 급발진 사고 시 운전자의 발의 위치가 가장 중요한 결백을 입증할 증거인 만큼 페달 블랙박스의 존재는 중요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술개발의 진보로 인해 여러 기업에서 페달 블랙박스 내지는 페달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실적으로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은 당장 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인 만큼 여러 모델 중 운전자가 선택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러한 분위기가 커지면서 주무 부서인 국토교통부에서도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을 권고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최근 일부 자동차 제작사 쪽에서는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은 필요 없다고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유인즉 자동차 사고기록장치 등이 있는 만큼 굳이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언급이다. 이것은 심각한 언급이고 완전히 잘못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도리어 제작사가 적극적으로 장착을 도외주고 자신의 차량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 자사 차량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도리어 증거가 될 수 있는 경우를 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된다는 뜻이다. 운전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하겠다는 뜻을 굳이 제작사가 나서서 언급하는 이유도 납득이 안 되고 가장 나쁜 반론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책임소재를 확실히 하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을 도와주고 권장하는 제작사가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제작사 중 한곳에서 미리부터 장착해 신차를 출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서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제작사에서 장착하면 모든 제작사가 장착할 것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급발진 문제는 지난 40여년간 논란이 되고 사망자도 무수히 발생한 사건이다. 투명하게 입증하고 확인할 수 있다면 자동차 제작사도 좋고 운전자도 좋은, 모두가 좋은 사례가 된다는 측면에서 페달 블랙박스의 장착은 그 시작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