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명, 원내대표 이어 국회의장도 추미애로 '추대'?
정성호·조정식 '자진 사퇴'···친명계 단일화 당심도 '추미애' 우세···우원식은 완주 피력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경선 전 친명(친이재명)을 중심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추미애 당선인(6선)과 우원식 의원(5선)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일각에서는 정성호(5선)·조정식(6선) 의원이 사퇴한 것과 관련해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원식 의원이 완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당심을 비롯한 여러 상황이 추 당선인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로 구분되는 조 의원은 전날 추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며 물러났다. 이날 오후 조 의원과 추 당선인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국회의장 후보 단일화 논의를 40분가량 진행했다.
조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정식 후보와 추미애 후보는 22대 국회가 총선 민의를 실현하는 '개혁국회'로 민주당이 주도해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했다"며 "당이 대동단결해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국회를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후보를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 당선인이 자신과 동일한 최다선이지만 연장자라는 점을 존중했다는 입장이다.
추 당선인도 기자들과 만나 "조 의원이 저를 지지 표명하면서 후보 사퇴 말씀을 주셨고, 본인이 낸 공약까지 관철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조 의원과 단일화를 밝혔다. 그러면서 "무한한 신뢰와 감사를 드린다"며 "개혁국회와 정권을 되찾을 수 있는, 정치 효능을 볼 수 있는 민생국회를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여러 후보가 국회의장직에 도전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친명계 후보들의 교통정리가 진행되면서 '추미애 국회의장'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그간 성심껏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죄송하다.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이재명 핵심 측근인 두 의원이 잇따라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사실상 명심도 추 당선인에게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친명계 핵심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4명의 국회의장 경선 후보자를 차례로 만나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 연임을 위해서는 친이재명계 내부가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심도 추 당선인에게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현재 추 당선인은 '반(反)윤석열' 전선을 기대하는 당원과 지지층의 응원을 받고 있다. 당원 게시판 등에는 추미애 당선인에 대한 지지글이 게시됐고,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에도 비슷한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당심이 추 당선인에게로 향하면서 의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 의원은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조정식-추미애 후보 회동 이후 입장문을 내고 "결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우리는 개혁국회를 만들어야 하며 선수는 단지 관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것은 성과 내는 국회를 만들 적임자가 누구냐다"라며 "22대 당선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은 오는 16일 치러진다.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는 국회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서 재적 의원 과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