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세사기 우려에 무너지는 주거사다리
빌라 전세 선호도 하락에 아파트 전세 자극 수요 회복 위해 무주택 기준서 빌라 제외 필요
2025-05-13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전세사기 여파로 그간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했던 빌라의 거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들의 주거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빌라를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 거래량은 총 13만934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아파트 거래는 10만56776건으로 지난 5년 평균보다 24.5% 낮아졌다. 비아파트의 경우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3만3663건이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는 지난 5년 평균치 비해 45.3% 줄어든 것이다. 비아파트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빌라 가격에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3월 빌라매매가격지수는 98.2로 5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매매 시장에서 빌라 선호도가 낮아자 임대차 시장에서도 빌라의 전세 거래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한 바에 따르면 1분기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12만366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비중은 거래량은 46.9%를 차지한 5만7997건을 기록했다.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의 경우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전월세 거래 중 빌라와 단독주택의 전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20년 61.6% 수준이었다. 이후 해마다 비중이 줄어들어 △2021년 58.0% △2022년 50.3% △2023년 47.6% 등을 기록했다. 특히 올 1분기 전세가 차지하는 비율을 36.3%에 불과했다. 전세사기의 여파로 빌라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습이다. 낮은 빌라 선호도는 아파트 전세가를 자극해 서민들의 주거 불안정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전세가 6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81.8%이었지만 올해에는 65.7%까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가 6~9억원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14.3%에서 25.0%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