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황우여 비대위 본격 시동···'전방위' 역할 예고
'관리형 비대위' 전망 깨고 전대 룰 개정 논의 전망
2024-05-1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비상대책위원 인선을 마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당초 총선 참패 수습과 전당대회 준비 등에만 초점을 맞춘 '관리형 비대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전당대회 룰 개정 등 쇄신과 관련된 사안도 다룰 의지를 피력하며 전방위적 역할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13일 제16차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유상범·전주혜·엄태영 의원과 김용태 당선인의 비대위원 임명안을 가결했다. 상임전국위원 총 61명 중 43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39명이 찬성표(찬성률 90.7%)를 던졌다. 이로써 황우여 비대위는 이날 7인 체제로 정식 출범하게 됐다. 황 위원장과 4명의 지명직 비대위원 외에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내정)이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 황 위원장은 지난 12일 대통령실 및 정부와 함께 하는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며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첫 회의를 가진 비대위는 저녁엔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하며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황우여 비대위는 비대위원장 인선 당시만 하더라도 '관리형 비대위'로서 역할이 한정적일 거란 평가가 많았다. 당 혁신은 비대위에서가 아닌 차기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차기 지도부가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표출되면서다. 친윤석열(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도 비대위의 당헌·당규 개정 논의에 대해 "관리형 비대위가 할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기류로 볼 땐 비대위는 당초 예상됐던 역할보다 광범위한 활동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황 위원장은 전날 보도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 책무는 누가 정해줄 수 없다"며 "당헌·당규가 부여한 권한을 비대위원들과 함께 충실히 해나가면서 그걸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쇄신과 관련해 비대위가 다룰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현안으론 전당대회 룰 개정이 꼽힌다. 현재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고 당원 투표 100%만을 반영해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 같은 규정은 "당 대표는 당원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에 기인했는데, 수도권 및 중도층 여론을 반영하지 못해 당의 확장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대위원 일부는 민심을 반영하는 전대 룰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도권 초선인 김용태 비대위원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룰은 바뀌어야 한다"며 "내가 5(여론조사) 대 5(당원투표) 개정을 말한 바 있는데, 3 대 7 정도라도 민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 황 위원장은 "우리가 의견을 잘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대위원들과 논의해 전대 룰과 관련한 의견 수렴 일정을 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시점을 정하는 일도 비대위의 중요 과제다. 애초 '6월 말·7월 초' 개최가 예상됐지만, 황 위원장은 전대 룰 개정 여부와 당내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고려해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일부 당권 주자들과 친윤계 의원들이 비대위가 조속한 전대 개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반발한 바 있다. 전당대회 시점에 대해 성일종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행정적으로 우리가 꼭 거쳐야 할 일들을 계산해 역산해 보면 6월까지는 불가능해 보인다"며 "7월경이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