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소비 심리에 실적도 뚝…패션 빅5, 해법 찾기 분주

내수 부진 장기화 여파에 수익원 창출 절실 신사업 발굴, 해외시장 개척 등 전략 펼쳐

2025-05-1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패션 빅5(삼성물산 패션부문·한섬·코오롱FnC·신세계인터내셔날·LF)가 새로운 수익 모델 찾기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이는 저성장·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안정적인 성장 기틀 마련이 여느 때보다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2분기에 들어선 지금도 내수 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고심이 커지는 형국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빅5는 최근 대체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때 코로나 엔데믹 특수로 역대급 대호황을 맞이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성적은 뼈아픈 결과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5170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5.3% 축소된 540억원이다. 한섬은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936억원, 325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각각 3%, 40.2% 떨어진 수치다. 코오롱FnC는 1분기 매출이 2740억원 영업이익이 2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57.1%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영업이익이 112억원으로 8.9% 증가한 반면, 매출은 0.9% 악화된 3094억원이다. LF는 아직 1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쟁사들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9007억원, 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 66.38% 줄어든 바 있다. 앞으로도 난관이 예상된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가 나쁠수록 의식주 중 가장 먼저 소비가 쪼그라드는 항목은 의류다. 게다가 2분기는 단가가 낮은 의류를 내놓는 패션업계 비수기이기도 하다. KDI가 발간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따르면, 지난 3월 상품소비는 고금리 기조와 조업일수 감소 등 여파로 승용차와 신발·가방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동기간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이 가운데, 의복(-0.9%)과 음식료품(-1.5%)이 위축됐다. 현실이 녹록지 않은 만큼, 패션 빅5는 신사업 확대, 브랜드 발굴·유치,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파고를 넘겠다는 심산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르메르, 메종키츠네 등 신명품 브랜드와 더불어 비이커, 10 꼬르소 꼬모 등 편집숍을 통해 자크뮈스,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 등 신규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불황형 소비가 떠오르는 가운데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 역량도 지속 끌어올릴 것으로 보여진다. 한섬은 타임과 시스템 등 자체 브랜드의 해외 사업에 시동을 건다. 미국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리던’의 국내 첫 단독 매장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주류판매업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지난 3월 정기주총 이사회 정관변경을 통해 주류판매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코오롱FnC는 야외활동 활성화와 골프 성수기를 겨냥해 트레일 러닝 등 신규 분야를 개척해 신규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셈법이다. 올해 초 발족한 차이나TF를 통해 코오롱스포츠 차이나와의 긴밀한 협력 계체를 구축하고, 골프웨어 브랜드 왁의 중국 시장 영향력 제고에 나선다. 신세계인터는 효율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꾀하는 동시에 성장성 높은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성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프리미엄 헤어케어 브랜드,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 니치 향수 등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LF는 주력 브랜드 마에스트로, 헤지스, 던스트 등을 앞세우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의류 소비가 커지자 수혜를 봤던 패션 대기업들이 최근에는 소비심리가 다소 꺾이면서 이전처럼 고무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가 촉진되는 가정의 달이 아직 남아있고, 하반기 의류 성수기를 앞두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