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채상병 특검 거부 '고심' 속…野 '공동 행동' 예고로 압박

21일 국무회의 거부권 행사 유 박찬대 "정국 최악으로 몰고 갈 핵폭탄" 25일 범야권 6당 참여 장외 집회 계획

2024-05-15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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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거부권 행사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장외 집회 등 공동 행동까지 예고한 상태여서 강 대 강 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 제53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이 정부로 이송된 후 15일 이내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 2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7일 정부로 이송돼 거부권 행사 기한은 22일까지다. 애초 지난 1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건의를 의결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재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통령실은 높은 특검 찬성 여론과 거부권 행사에 따른 불통 논란 등으로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채상병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57%,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은 29%로 찬성 의견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응답률 11.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당은 거부권 행사는 곧 '정권 몰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거부권을 그만 만지작거리고 내려놓으라"며 "열 번째 거부권 행사는 앞으로의 정국을 최악으로 몰고 갈 핵폭탄이다. 온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어리석은 선택은 정권 몰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속히 깨닫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 이미 진행 중인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요구 천막농성'에 더해 범야권 6당이 함께하는 장외 공동집회도 계획하며 전선 확대에 나선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한다면 야권은 비상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25일쯤 (특검법 재의결안을) 가결시키기 위한 장외 집회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대변인도 "25일 거리에서 국민과 함께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위한 야당 공동집회, 범시민 집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극한 대치 형국으로 흐르면서 여당 내에서도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2주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 법리적으로 국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경찰) 수사 결과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특검하면 되지 않느냐고 자신감을 피력했다"며 "그런 마음이면 오히려 더 선제적으로 보수의 핵심 가치를 앞세우는 행동을 보여주면 된다.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그냥 받겠다는 게 더 정정당당한 태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