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잠홍동지역주택조합, 조합장·감사 공석…이사 3명 ‘의결권’ 전권 휘둘러
조합원들, 이사들 횡포에 ‘분통’,‘사업승인 지연·대출이자 연체’로 불안감 급증
현 임원들,‘적격심사 서류’조차 제때 관계기관에 제출 못 해 ‘사업승인 지연’ 야기
‘적격심사’ 서류 서산시에 제출하고도 조합원 7명 제명 등
2024-05-16 오범택 기자
매일일보 = 오범택 기자 | "올해 2월 선출된 조합장이 취임 1달여 만에 자진 사임"
"조합장·감사 공석 상태로 ‘의결권’ 가진 이사 3명이 전권 휘둘러 조합원들 분통"
충남 서산시 잠홍동지역주택조합의 임원 공백 장기화로 사업승인을 목전에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조합장·감사 공석 상태로 ‘의결권’을 가진 이사 3명의 횡포가 극에 달하면서 조합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업부지 100% 확보는 물론 사업승인을 목전에 두고도 임원들의 무사안일주의, 불합리한 조합 운영, 정적 제거 등 악행으로 인해 다수의 조합원들이 조합과 임원들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면서 사업 성공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임원들은 조합이 처한 상황과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듯 미온적으로 대처, 그간 ‘4월 말 사업승인 완료 예정’이라고 공언해온 자신들의 발언을 무색케 하고 있다.
또한 브릿지대출(토지담보) 이자도 3월까지만 납부된 상태로 4월부터 이달까지 2개월째 연체 중일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 명의로 받은 브릿지대출(신용대출 8천만 원) 이자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수개월째 매월 20일 약 60만 원씩을 조합원들이 부담하고 있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사업 성공을 위한 조합원들 모임(일명 비대위)’를 구성해 △조합이 처한 상황을 조합원들에게 가감 없이 설명하는 한편 △적격심사 서류 제출, 자납금(1500만 원) 납부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들을 찾아 조합원들에게 협조를 구하며 조합사업 성공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조합 임원들(이사 3명)을 향해 “조합사업은 2천억이 넘는 엄청난 규모인 만큼 더이상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내 집 마련을 바라는 362명의 서민 조합원들의 희망을 짓밟는 행위를 당장 멈추라”며 “하루 종일 미용실, 정육점, 공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밤 9시 30분에 알바 하듯이 이사회를 여는 당신들 모습 보는 것도 이젠 지쳤다. 애처로운 모습 그만 보이고 본업에 충실하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잠홍동지역주택조합 사업을 관망하던 서산시도 문제 사안에 적극 개입 나섰다.
서산시는 자납금 조합 계좌로 받아 운영비로 지출한 행위를 적발하고 과태료 1000만 원 부과했다.
조합설립 인가, 사업승인 및 준공승인 등 지역주택조합의 사업 전반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서산시는 그간 민간사업이라는 이유로 관망하는 태도를 보여왔으나, 비대위 소속 조합원들이 수차례 주택과를 방문, 조합 임원들의 불합리한 행태를 바로 잡을 것을 강력히 요구하자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혔다.
우선, 시는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자납금 1500만 원 납부를 안내하면서 신탁사 통장 계좌가 아닌 조합 통장 계좌번호를 주고 수명의 조합원으로부터 자납금을 받아 운영비로 지출한 정황을 적발해 과태료 1000만 원 납부를 사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납금은 반드시 신탁사를 통해 받도록 규정, 조합 통장으로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적발한 것이며, 조합자금 지출의 최우선 순위는 금융기관 이자 납부이고, 운영비는 그보다 후순위 지출 항목이다.
또한 임시총회 개최와 관련, 지난 2월 5일 치러진 총회와 이번 임시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임원(이사) 3명이 선거관리위원을 맡고, 이 중 1명(이태호 이사)이 위원장을 각각 맡거나 맡기로 한 점, 조합원들의 요구사항과 동일한 안건을 총회에 상정할 것 등을 권고하는 등 국토교통부가 2022. 5월에 하달한 ‘지역·직장주택조합 임원 선거관리 지침(가이드라인)’을 적극 안내했다.
그럼에도 임원들은 자신들의 이사직 유지를 위해 당초 ‘임원(이사) 재신임의 건’을 ‘임원(이사) 해임의 건’으로 글자만 살짝 바꿔 수정 공고했을 뿐, 이사직 자진사퇴는 고사하고 이번 총회(2024. 5. 27)에서 해임될 시 재선출하겠다는 안건은 상정치 않는 등 조합원들의 요구는 아예 묵살, 마이웨이식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적격심사 관련 조합원들 질문에 “심의 통과 세대수 525세대의 50% 이상인 263명의 조합원이 적격심사를 통과해야 사업승인 요건을 충족한다”며 “현재까지 246건이 접수된 상태이고, 이 중 탈락자가 나오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현 단계에서 7명의 조합원을 제명하는 조치는 사업승인을 받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한지 의문이 든다. 조합원들 간의 내홍이 속히 수습되길 바랄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여기에 금융을 알선한 허브자산운용사와 채권단 측은 “토지담보대출(브릿지대출) 이자가 3월 말까지만 납부되고 4월부터 이달까지 2개월째 연체 중이라며, 5월 말까지 연체 상황이 지속될 경우 EOD(기한이익상실) 선언 절차를 밟을 예정임”을 조합 측에 통보한 상태다.
하지만, 임원들은 위와 같은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일체 알리지 않은 채 ‘PM사가 알아서 잘하고 있다’는 식으로 조합원들을 희망고문 하면서, 한편으론 PM사 말만 맹신한 나머지 금융문제 해결, 사업승인 및 시공사 선정 등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는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등 합리적인 조합 운영은 뒷전이라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조합사업 성공을 위한 조합원들 모임(일명 비대위)’ 소속 조합원들은 조합원 및 준조합원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100여 명의 동의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한 상태로, 현 임원들이 사퇴치 않고 조합을 이끌어 갈 경우 희망이 없다는 판단에 비대위는 임원들이 주최하는 임시총회는 ‘보이콧’ 움직임도 보인다.
특히 조합에 상주하지도 않는 1인 업체(선진) 측과 부적절한 PM 계약을 해 월 1500만 원의 피 같은 조합원들 돈을 허비하면서도 사업승인은 지지부진하고, 이자는 매달 3억 2000만 원씩 탕진하도록 한 현 임원진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고소장 작성 중)하는 한편 추후 민사적인 책임까지도 철저히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조합장 직무대행자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특정 업체와 업체 대표와 관련,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명예훼손 혐의로 서산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로 조합 임원들과 조합원들 간 내홍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다.
‘조합사업 성공을 위한 조합원들 모임’ 소속 조합원 A씨는 “현 임원들이 이사직을 유지하는 한 조합사업의 성공 확률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더구나 5월 27일 예정된 총회에서 새로운 조합장이 뽑힌다 하더라도, 그가 자기 주관대로 올바른 길을 가고자 할 경우, 사안마다 수적에서 밀려 진일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단 한 번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없는 선진이란 PM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한 사업성공 등 잠홍동지역주택조합의 미래는 절망 그 자체”라며 “그 이유는 본업에도 바쁜 이사 3명이 조합과 조합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하는 PM사의 말에 너무 휘둘리고 있는 게 우리 조합이 처한 가장 심각한 문제이자 위기”라고 일갈했다.
조합원 B씨는 “3차 조합원 모집 시 조합원에 가입하면서 계약금 4000만 원, 브릿지 신용대출 8000만 원, 추가 자납금 1500만 원을 납입하는 등 총 1억 3500만 원이 물려 있다”며 “조합원 가입 당시 ‘토지 100% 매입 및 이전 완료’라는 얘기와 ‘사업승인 신청 중’이란 말을 믿고 계약했고 그 후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현실에 허탈하고 긴 한숨만 나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계속해서 “돌이켜 보면, 잠홍동 조합은 작년 초 이모 조합장이 조합원들을 속여가며 업무대행사를 억지로 담아내면서(계약해지)부터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고, 그 후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며 “1달여 만에 그만둔 김모 조합장과 현 이사들 모두 당시 이모 조합장과 뜻을 함께했던 사람들인데, 도대체 언제까지 조합과 조합원들을 우롱하고 힘들게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한편 ‘조합사업 성공을 위한 조합원들 모임’ 측은 지난 9일 대전지법 서산지원에 ‘임시총회 소집허가 신청서’를 동의서 제출 100여 명 중 준회원 등을 제외한 84명 명의로 제출한 상태로 현재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서산=오범택 기자 hiddencor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