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헌법 수록론 재점화···22대 국회 통과 '주목'

尹, 대선 후보 시절 찬성···여야도 '한 목소리' 사실상 尹 결단만 남아···지지층 반발은 변수

2025-05-16     이태훈 기자
황우여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5·18 민주화운동 44주기가 다가오면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야 모두 찬성하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도 반대파는 아니어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곧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공법 3단체와의 간담회에서 "5·18 정신은 대한민국 헌법이 명령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정신 그 자체"라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발표했고, 윤 대통령도 대선 후보 당시 당연히 개헌 때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을 대표해 온 주력 인사도 역시 일관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매우 마땅하고 제반 여건이 무르익게 되면 여야가 초당적 협의를 기반으로 개헌을 통해 반드시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윤남식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은 환영의 뜻을 전했다. 윤 회장은 "모든 회원 염원은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이라며 “이게 저희의 소명이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 대선 후보 시절 광주를 방문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포함한 '호남 끌어안기' 전략으로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12.72%, 11.44%를 득표해 보수 정당 대선 후보로는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후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으나, 정부·여당은 전통 지지층의 반발을 우려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여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야당은 이 문제를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요청하러 국회를 방문한 강기정 광주시장을 만나 "22대 국회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집권 여당의 공약이었다"며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논의를 (민주당이) 주도하겠다"고 했다. 중도 보수 색채를 띠는 개혁신당도 동참 의사를 피력했다. 이준석 대표는 15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할 때 5·18 정신을 헌법에 담는 부분은 정당 간 반대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찬성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원포인트 개헌보다 포괄적으로 (개헌 논의를 해서) 5·18 정신을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국회가 큰 이견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제 남은 것은 윤 대통령의 결단 뿐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최근 개헌이 필요한 사안 중 여야가 이렇게까지 말이 맞춰진 적은 없다"며 "윤 대통령이 결단만 하면 22대 국회에서 처리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여당이 지지층 반발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