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산업계, 로봇 사업 미래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

삼성전자, 로봇 R&D 조직 개편…올해 보행보조 로봇 출시 예정 현대차그룹 ‘스팟’, BMW 공장 도입…HMGICS에선 최종조립 감독 LG전자 ‘클로이’, 의료·배송 서비스 활용…SK도 다양한 로봇 출시

2025-05-16     이상래 기자
라스트마일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로봇 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로봇 사업의 활용 범위가 대폭 확대되는 추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SK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로봇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의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의 로봇사업팀을 해체하고, 연구개발(R&D)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산하에 배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조 교수는 대한전기학회 이사,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지낸 AI·로봇 전문가다. 조 교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사장의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CES) 2020’에서 가정용 로봇 ‘볼리’를 공개할 정도로 일찌감치 로봇 사업에 힘을 쏟았다. CES2020년 당시 프로토타입의 볼리는 4년 뒤 CES2024에서 생성형AI를 탑재해 보다 진화된 형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걷기 보행, 피트니스, 필라테스 등 기업 간 거래부터 시작한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서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보행보조 로봇 ‘봇핏’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표권 등록, 특허 출원 등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리서치에서 SRP(삼성로봇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제조, 리테일, 홈과 개인을 위한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의 중심에는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자리하고 있다. 스팟은 현대차그룹이 2020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생산된다. 현대차그룹은 이 스팟을 광범위하게 활용해 로봇사업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최근 스팟은 약 1년간의 테스트를 거친 뒤 BMW그룹 영국 햄스 홀 공장에 도입됐다. 햄스 홀 공장은 BMW그룹의 최신형 3기통과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엔진 주요 부품을 가공 생산한다. 스팟은 공장 유지 보수를 지원하고, 공장과 똑같은 환경을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쓰인다. 기아도 최근 CJ대한통운과 함께 스팟을 이용한 라스트마일 로봇 배송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연계해 택배 기사가 스팟과 함께 물품을 배송하는 형식이다. 스팟은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에 구축된 스마트 제조시설에서 스팟은 차량 조립 상태를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스팟’이 있다면 LG전자에는 공감지능 로봇 ‘클로이’가 있다. LG전자는 클로이로 다양한 로봇 서비스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한림대학교 성심병원과 '의료진과 환자의 스마트 병원 라이프를 위한 로봇 서비스 발굴 및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병원 특화 로봇 시나리오 발굴 및 실증 사례 구축 △국내외 의료 기관 내 다양한 로봇 활용 기회 발굴 및 협업 △병원 특화 로봇 제품 기획 및 시스템 연동 협력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LG전자 클로이는 배송, 물류 서비스 등 B2B 분야에도 진출했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형 오피스, 호텔, 아파트, 병원 등 다양한 건물 공간을 대상으로 처음 선보이는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에 클로이 서브봇을 공급했다. LG전자가 클로이 로봇과 배송 현황 및 로봇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관제 솔루션을 제공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자체 로봇 배송 서비스를 연동 후 운영하는 형식이다. SK텔레콤은 AI 미디어 로봇, AI 바리스타 로봇 등을 출시했다. 화재, 가스누출 감시 기능을 가진 AI 로봇키트도 선보였다. SK쉴더스에서 출시한 자영업자를 위한 자율주행 서빙로봇과 순찰로봇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