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만난 시진핑·푸틴, 베이징서 정상회담···양국 우애 과시

시진핑 "오랜 친구 푸틴과 정의 수호" 푸틴 "양국 협력은 세계 안정화 요인"

2025-05-16     이태훈 기자
블라디미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약 7개월 만에 마주한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한 친밀감을 표하며 밀착된 양국 관계를 재차 과시했다.

중국 외교부와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해 소인수 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 포럼 참석 후 약 7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을 "라오펑유(老好友 ·오랜 친구)", "존경하는 푸틴 대통령" 등으로 칭하며 격한 환영 인사를 건넸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5기 집권을 축하하며 "중러 관계는 4분의 3세기를 지나면서 폭풍우를 겪었고 시간이 갈수록 더 단단해졌다. 몇 해 동안 나와 대통령 선생은 40여 차례 만나면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했고, 중러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순조로운 발전을 위해 전략적 지도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운 여정에서 중국은 언제나 러시아와 함께 서로 신뢰하는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될 용의가 있다"며 "(러시아와) 손잡고 세계의 공평·정의를 지킬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은 기회주의적인 것이 아니고,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그것은 세계 무대에서 안정화 요인"이라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진정으로 실질적인 협력을 견고히 축적해 왔다"며 작년 한 해 양국 무역액이 거의 25% 증가해 2270억 달러(약 305조7000억원)에 달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작년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의 4대 무역 상대국이 됐다"며 "작년 3월 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 이후 2030년까지 양국 경제 협력의 주요 영역 발전 계획을 승인한 것이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와 공업, 농업이 양국 협력의 우선 순위 안에 있다며 첨단 기술과 혁신, 인프라 건설, 운송 분야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후 예정된 비공식 회담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현안'을 논의하기로 해 그 내용에 이목이 쏠린다. 현지 언론은 두 정상이 수교 75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 제반 분야 협력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포함한 국제·지역 공동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소인수 회담에서 러시아 측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대행과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경제 지원·제재 부총리,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정보기술(IT)·통신·관광·스포츠·문화·미디어 부총리가 배석했다. 중국 측에선 공식 서열 5위이자 안보 라인 수장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서열 6위인 딩쉐샹 부총리, 외교 사령탑인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경제 실무를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가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