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시내각 불화 고조···연정 붕괴 가능성

간츠 "3주 안에 가자지구 전후 계획 수립해야"

2025-05-19     이설아 기자
베니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식을 두고 이스라엘 전시내각 내 분열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 기반이 붕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현지시간)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가통합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내각이 다음달 8일까지 6개 항의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수립하기를 원한다"며 "이런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간츠 대표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전시 국민통합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정적인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3인 주축의 우파 연정을 꾸린 바 있다. 그러나 간츠 대표는 이스라엘이 전후 가자지구에 대해 '안보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미국-유럽-아랍-팔레스타인의 임시 민정 체제를 구성하는 방안을 주장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통제권을 직접 가져야 한다는 네타냐후와 이견을 보여왔다. 이번 간츠 대표의 경고는 7개월 넘게 전쟁을 끌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청사진 없이는 전시 내각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일종의 '최후통첩' 성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내각 각료인 갈란트 국방장관도 지난 15일 이스라엘의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반대한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한 바 있다. 갈란트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대신할 통치 세력을 찾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이제껏 그 어떤 답을 듣지 못했다"며 이스라엘 전시내각을 비판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이들의 요구를 일축하며 전시내각이 와해될 조짐을 보인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는 하마스가 아닌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했다"며 "그의 요구는 종전과 이스라엘의 패배, 인질 포기, 하마스 집권 허용,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하마스 부대를 제거하기로 결심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가자지구 통치는 물론 필연적으로 테러 국가가 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이스라엘 국민들은 7개월째 전쟁을 이어가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낮은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이 이날 공개한 주요 지도자들의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네타냐후 총리는 조사 대상자의 32%에게서만 지지를 받았다. 반면 간츠 대표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35%, 갈란트 장관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43%였다. 특히 가자 전쟁을 지휘해온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의 지지도는 무려 46%에 달했다. 이는 이스라엘 국민들이 네타냐후 총리와 같은 '강경파'를 덜 신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찬가지로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반대해온 이스라엘 연정 내 대표적인 극우 성향 정치인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의 지지도는 각각 21%, 28%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