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출마·책임론' 논쟁 격화···한동훈은 '몸풀기'

조정훈 "韓 책임 인정하니까 사퇴한 것" 황우여 "당이 책임론 '주어' 돼야" 한동훈, 총선 사퇴 후 첫 현안 메시지

2025-05-19     문장원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한 당 내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백서에 한 전 위원장의 책임 기술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외부 활동을 재개하고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을 맡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 일각에서 백서에 총선 패배의 '한동훈 책임론'을 정해 놓은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다는 질문에 "한 전 위원장이 본인이 책임이 있다고 인정을 했기 때문에 사퇴한 것 아닌가"라며 "한동훈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부정하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한 전 위원장 둘 다에 책임이 있다는 건 기본"이라며 "한 전 위원장 책임 있다. 대통령실 책임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주어를 당으로 하라"며 패배 책임의 주체로 한 전 위원장으로 콕 집으려는 총선백서특위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다. 황 비대위원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우리 당이 책임론의 '주어'가 돼야 한다"며 "대표는 당 얼굴 이상의 역할은 없었다. 그렇다고 전략을 짜는 사람의 책임도 아니다. 개인적 책임은 대표가 '나 이외의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말아달라'는 취지에서 당 대표직을 물러나 당을 안정시킴으로써 해소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지난 17일 SBS라디오에서 "(이재명-조국 심판론 등) 한 전 위원장 유세에 소구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한 번만 더 와달라'고 해놓고 지금 와서는 그것 때문에 졌다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적극적으로 한 전 위원장을 감쌌다. 이처럼 총선 참패 후 불붙은 '한동훈 책임론' 논쟁에 '총선 백서' 기술 문제까지 맞물리며 한 전 위원장이 이슈의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등장하자, 관심은 한 전 위원장의 차기 당권 도전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보수 진영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으로서도 전당대회에 출마해 자신에게 씌워진 총선 참패 책임론을 정면 돌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 본인도 전당대회 출마로 방향을 잡고 '몸풀기'에 나선 분위기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의 양재도서관에서 책을 읽은 모습이 포착되며 공개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불을 지폈다. 김성태 전 의원은 지난 16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 의지고 여론 추이로 결정이 날 것"이라며 "(최근 도서관 등에서 목격되는 것은) 출마할 가능성이 없으면 그런 이미지 메이킹을 할 필요가 있겠나"고 말했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해외직구 금지 조치를 언급하며 "개인 해외직구 시 KC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 우리 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부"라 비판했다. 총선 참패 이후 현안에 대한 첫 입장을 밝힌 것으로, 여론의 분위기를 살피며 전대 출마를 저울질했던 한 전 위원장이 정책 현안까지 거론하며 결심을 굳혔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여론조사도 한 전 위원장의 등판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를 보면 유승민 전 의원이 28%, 한 전 위원장 26%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제한하면 한 전 위원장이 48%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의 행보로 보면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높고, 여론조사도 유리한 상황"이라며 "총선 참패의 책임론이 어느 정도 분산되면 충분히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