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채 상병 특검법' 결단 임박···21일 국무회의서 '거부권' 유력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이번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2일이 시한인 만큼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전망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총력 투쟁에, 국민의힘은 이탈표 방지에 나서면서 정국은 다시 한 번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상정돼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닷새 뒤인 7일 정부로 이송됐다. 정부로 이송된 법안은 15일 이내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채 상병 특검법의 처리 시한은 이달 22일이다.

그간 대통령실은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줄곧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해왔다.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야당이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라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특검의 취지를 보더라도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일단 지켜보고 또 수사 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우리가 일단 믿고 더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해지자 특검법 수용 압박과 총력 투쟁 등 전방위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이후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을 반대하는 것은 결국 진실을 은폐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해병대원 특검법을 전면 수용하라. 특검법을 거부한다면 대대적인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회견에는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22대 총선 당선인들이 참석했다. 

지난 11일에는 범야권 6개 정당(민주당·정의당·새로운미래·개혁신당·진보당·조국혁신당)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오는 25일엔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어 정부·여당 압박에 나선다. 

여당은 야권의 총공세에 채 상병 특검법 '부결 당론' 채택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이탈표 단속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안철수·조경태·이상민 의원 등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추가 이탈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당내 낙선·낙천자들의 '소신 투표'도 변수다. 21대를 끝으로 국회를 떠나는 여당 의원은 58명이다. 실제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웅 의원은 지난 2일 채 상병 특검법 표결 때 여당 의원 중 유일하게 본회의장에 남아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21대 국회의원 중 구속 수감 중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295명 전원이 출석할 경우 찬성표 197표가 필요하다. 현재 범야권은 180석인 만큼 여권에서 이탈표 17표가 나오면 거부권은 무력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