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학·수업 거부로 투쟁 지속… 집단 유급 현실 되나

의대협 “법원, 증원으로 인한 의대생 손해 사실상 인정한 것”

2025-05-19     이용 기자
전남대학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의대생 단체가 법원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기각 결정을 비판하며, 휴학 신청 및 수업 거부 등의 투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서울고등법원의 집행정지 기각은 대한민국의 법리가 검찰 독재 정부에 의해 무너져 내린 것을 여실히 보여준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붕괴한 의료 시스템과 이번 불통 정책 강행으로 대한민국에 영구히 남을 상흔에 학생들은 미래 의료인으로서 심히 비통함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대협은 서울고법의 판단을 두고, 사실상 법이 의대교육의 질적 하락을 인정했다고 해석했다. 고법은 의대 재학생들의 기각 사유에 대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며 원고 적격은 있다고 판단했지만,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의대협은 "정부는 지금까지 수많은 발표를 통해 의대 교육이 부실해지지 않는다고 소명했지만, 법원에서 의대 교육의 특수성을 인정하며 의대생에게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고법이 '의대생들이 과다하게 증원돼 의대 교육이 부실화되고 파행을 겪을 경우 의대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제시했는데, 정부는 어떤 답변을 할 수 있느냐"고 했다. 현재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하며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 및 수업거부에 나섰는데, 이번 재판부 판단으로 이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일부 대학 의대생들은 지난 14일 저녁부터 의대 증원 집행정지 소송 결과에 관계 없이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릴레이 성명을 진행 중이다. 의대증원을 포함해 필수의료패키지 전면 백지화 전까지 학업을 중단하겠단 내용이다. 현재 성명은 부산의대에서 시작해 제주의대, 연세원주의대대제주의대, 차의과대학교의학전문대학원, 인하의대, 강원의대, 경상국립의대, 동국의대, 동아의대, 인제의대, 한림의대, 건국의대로 이어졌다.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이후, 각 대학은 무더기 유급을 막기 위해 개강 시기를 늦추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학사 일정 확보를 위해선 5월 중순 수업을 개시해야 하는 상황이며, 실제 대부분의 의대가 이미 지난달 개강했다. 이에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대학들이 휴학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휴학 중인 S대 의대생은 “유급이라 해도 고작 1~2년 늦는 정도다. 10년 뒤 배출될 의사 2000명이 더 중요하다는 정부 입장에선 급할 게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