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정의로운 전환’ 친환경 위해 자동차 정비 업계 지원 절실

2025-05-20     강순근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장
자동차 산업은 대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환경에 대한 대중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차 시장도 점차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환경을 고려한 발전, 미래 세대를 위해 현재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 올해 1월 기준 국내 자동차 2599만2740대 중 친환경자동차(전기차+수소차)는 58만55대가 보급돼 있다. 이는 전체의 약 2.23% 비중으로 비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실제 도로 위에는 전기·수소차를 의미하는 파란색 번호판이 자주 눈에 띈다. 친환경이라는 취지는 백번 공감하지만 문제는 아직 친환경 차량을 정비할 준비가 돼 있지 않는 영세 소상공인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래차(전기차, 수소차)의 정비가 가능한 업체는 총 2939개 업소로 추산되며 대부분 자동차제작사의 직영, 협력업체로 구성돼 있고 미래차의 모든 수리가 가능한 업체는 302개 업소에 불과하다. 미래차 제작·생산·보급속도에 비해 자동차정비 등 사후관리 부분이 매우 부족하여 심각한  불균형 상태를 이루고 있다. 쉽게 말해 영세한 소상공인·자영업자로 이루어진 전국 3만여 업소와 자동차 정비업계는 이 ‘정의로운 산업 전환’에서 배제돼 소외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기업 위주로 급변하는 산업전환 및 정비시장 변화 속 속수무책 폐업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와 국회의 지원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서울 조합 산하 회원 정비업소는 5년 전 2700곳에서 올해 1700곳으로 급감했다. 전기차 보급률이 5% 정도인 제주도에서는 2015~2019년 정비업소 중 12.6%가 장사를 접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미래차 산업전환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가 점차 확대되면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정비 수요가 30%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3조(기본원)는 기후위기로 인한 책임과 이익이 사회 전체에 균형 있게 분배되도록 하는 기후 정의를 추구함으로써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을 동시에 극복하고,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취약한 계층·부문·지역을 보호하는 등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비 업계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도는 미래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3년간 국비와 도비 182억원을 투입해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기업이 친환경 자동차산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 특화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선정돼 미래차 분야에서 2026년까지 연간 42억7000만원씩 147억원의 국비를 확보했으며, 도비 45억원도 마련했다. 지금이라도 관련법에 근거한 정부와 국회에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제도적 지원 대책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