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총통 취임···'中 군사행동 자제·양안 공동번영' 강조

美 "공통 이익·가치 협력 위해 전반적 협력 기대"

2025-05-20     이설아 기자
라이칭더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식을 갖고 제16대 총통으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1월 13일 총통 선거에서 당선된 라이 총통은 전임 차이잉원 정부 기조에 대한 '현상 유지'와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공동번영' 의지를 드러내고, 중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자제를 촉구했다.

이날 라이 총통은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샤오메이친 부총통과 취임 선서 이후 총통부 건물 밖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국정 비전을 밝혔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라이 총통은 '온건·책임·자신감·단결' 네 가지를 통치 키워드로 제시하며 차이잉원 전 총통의 집권 기조를 이어받고, 반도체·인공지능·군수·안전통제·통신산업 등 5대 신뢰산업의 발전을 천명했다. 라이 총통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에 대해 대만과 '대등한 관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만을 침공하려는 야욕을 중단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중국의 군사행동 및 회색위협(도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마찬가지로) 세계 평화·안정의 거대한 전략적 공격으로 간주된다"며 "대만이 중국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주권을 포기한다 해도 대만을 삼키려는 중국의 의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중국의 각종 위협을 맞아 우리는 국가 수호의 결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다만 대만이 양안관계를 지금과 같이 '불비부항(不卑不亢·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음)'의 자세로 현상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양안의 미래가 세계 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하는 우리는 평화의 조타수가 될 것"이라며 △자유·민주 헌정 체제 △상호 불예속 △주권 침범·병탄 불허 △전체 대만 인민의 의지 준수라는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관계 '네 가지 원칙'을 견지하겠다고 전했다. 라이 총통은 "나는 중국이 중화민국(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만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성의를 보이기를 희망한다"며 "대만이 선출한 합법적인 정부와 대등·존엄 원칙 하에서 대화로 대결을 대체하고, 교류로 포위를 대체해 협력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양자 대등한 관광·여행과 (중국) 학생의 대만 취학부터 시작해 함께 평화·공동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취임식 행사에는 미국에서 브라이언 디스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 대표단이, 일본에서는 현역 여야 의원 37명 등 사상 최대 규모 대표단이 각각 참석했다. 또 8개 국가원수급 대표단과 1개 국가부원수급 대표단, 1개 외교장관급 대표단 그리고 교황청 특사 등 세계 각국에서 총 51개 대표단이 취임식을 찾았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은호 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가 참석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공통된 이익과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라이칭더 총통과 정치 전반에서 협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굳건하고 강인한 민주주의 체계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한 데 대해 대만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라이 총통의 취임을 축하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대만과의 관계 심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