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尹 거부권' 앞두고 화력 집중···'채 상병 특검법' 수용 총공세
야 7당, 거부권 행사 전망에 공동 기자회견 25일 서울 도심서 대규모 장외집회 예고
2025-05-20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 7당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이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유력한 만큼 막판 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야권은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국회 본회의 재표결 전까지 범야권 공조를 통한 대여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기본소득당, 정의당은 이날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고 즉각 공포하라고 밝혔다. 야 7당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김찬훈 새로운미래 정책위의장·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윤종오 진보당 당선인·김준우 녹색정의당 당 대표 명의 회견문을 통해 "오늘 야당이 긴급하게 대통령실 앞에 모였다. 오는 21일 있을 국무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하지 말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했던 한 해병대원이 순직한지 오늘로 307일째"라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제 야당이 한마음으로 통과시킨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최고 책임자이자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려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자는 주장은 진실을 은폐하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더구나 수사 중이었던 사안에 대해 특검을 도입한 사례도 지금까지 6건이나 있다"며 "만약 대통령이 10번째 거부권 행사에 나선다면 국민이 나서서 대통령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 정권 몰락의 시간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간 대통령실은 채 상병 특검법이 지난 2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줄곧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특검보다 수사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당시 "특검의 취지를 보더라도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일단 지켜보고 또 수사 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우리가 일단 믿고 더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7일 정부로 이송된 채 상병 특검법의 처리 시한은 이달 22일이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통과시키면 윤 대통령이 재가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취임 이후 10번째다. 이날 국무회의는 한 총리가 주재할 것으로 예정돼 있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은 것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때문에 대통령실은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시 추가 입장을 내놓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장외집회 등 전방위 공세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8일 개최되는 국회 본회의 재표결 시 범야권 공조와 여당 이탈표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본회의 직전 주말인 25일엔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