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회고록 두고 충돌…與 '김정숙 특검' vs 野 '김건희 물타기'

성일종 "국민 혈세 사적 집행…심각한 범죄 행위" 박성준 "프레임 전환 그만해야, 이미 다 쓴 카드"

2024-05-20     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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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단독 방문을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여야가 강 대 강으로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에 맞불 성격으로 '김정숙 특검'을 들고 나왔고,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물타기'라고 맞서고 있어 향후 정국에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책을 출간했는데 국민 울화통으로 반응이 뜨겁다"며 "혈세 탕진으로 국민 지탄을 받은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버킷리스트 챌린지가 어떻게 배우자의 단독 외교인가. 해괴하기 그지없는 주장"이라고 직격했다. 성일종 사무총장도 "당시 문체위 국정감사에서는 김정숙 여사가 먼저 함께 가고 싶다는 뜻을 인도에 전했고, 초청장이 보내진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러한 정황은 단독 외교가 아닌 김 여사의 버킷리스트 실현을 위한 단독 외유 증거로 나타나고 있다. 약 4억원의 국민 혈세가 사적인 이유로 집행된 것이야 말로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공개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논란에 대해 "아내가 나랏돈으로 관광 여행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인도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 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달라고 초청했다. 고사했더니 아내를 대신 보내 달라고 초청해 아내가 나 대신 개장 행사에 참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여당 일각에선 특검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박정훈 서울 송파갑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전용기 투어' 사건은 검찰 수사로 진실이 신속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수사 의지가 없다는 게 확인되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윤상현 의원도 "대통령 부인에 대해 특검한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의 김정숙 여사 특검 주장에 "김건희 특검 물타기용"이라고 받아쳤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냈던 박수현 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문제를 물타기 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지 더 설명할 내용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인도 모디 총리가 문 전 대통령이 '그 행사(허황후 기념 공원 개장)에 다시 와달라'고 말했는데 그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안되겠다고 하니까 그렇다면 영부인을 보내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된 내용이 나올 때마다 김정숙 여사를 소환해 물타기를 하고, 프레임 전환하려고 하는 카드로 계속 써왔는데 이제 그만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이미 다 쓴 카드"라고 꼬집었다. 여당의 주장이 사실 관계부터 틀렸다는 반박도 이어졌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셀프 초청이라는 것도 사실 관계 자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며 "당연히 관련 부처 장관에게 초청장을 보냈고, 우리 정부에게도 초청 요청을 정확히 했다. 인도 정부로부터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 관계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비판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