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업자에 군민 땅 헐값 넘긴 前 고흥군수, 징역 3년 확정

박병종 전 고흥군수, 직권남용·사기 혐의로 법정구속

2025-05-21     손봉선 기자
박병종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 고흥군의 공익사업을 빌미로 주민들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개발업자에게 헐값에 넘긴 혐의로 기소된 박병종(70) 전 고흥군수가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았다.

 이는 고흥군수로 세 번이나 연임했던 박 전 군수에게 내려진 무거운 법의 심판이다. 지난 20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박 전 군수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박 전 군수가 2015년부터 2016년 사이, 고흥군의 공익사업인 수변 노을공원 조성을 명목으로 주민들에게서 토지를 매입해, 이를 개발업자에게 낮은 가격에 넘긴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이다. 박 전 군수는 주민들에게 공익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압력을 가해 토지를 매입한 뒤, 이를 콘도미니엄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주면서 헐값에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고흥군은 상당한 재정적 손해를 입었다. 또한, 박 전 군수는 2017년 정기 인사에서 특정 공무원의 승진을 위해 임의로 근무 성적평가를 수정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이는 공무원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로 지적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일관되게 박 전 군수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심 법원은 "공익사업이 아닌데도 공익사업인 것처럼 속여 주민들에게서 토지를 매입한 후, 이를 개발업자에게 헐값에 팔아 넘긴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과 사기 행위"라고 밝혔다.  박 전 군수의 불복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공직자가 공익을 빙자해 개인의 이익을 취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박 전 군수의 판결은 공직사회의 부패 방지를 위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판결은 최근 전국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비리 사건들과 맞물려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지자체에서 비슷한 형태의 부패 사건이 발생해 공직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 특히, 개발사업과 관련된 비리 사건이 계속해서 불거지면서 지방자치단체의 투명한 행정 운영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다 철저한 감시와 감사 시스템을 구축해 공직사회의 부패를 근절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