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노리는 롯데온, '흑자 달성' 필승 전략은
올 1분기 매출 소폭 올랐지만…적자폭은 늘어 내실 다지기, 물류 효율화, 계열사간 협업 확대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긴 적자 수렁에 빠진 롯데온이 C커머스 공습 속 흑자 달성을 위한 대모험을 시작한다. 국내외 이커머스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반등 모멘텀을 마련할지 관전포인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9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224억원으로 전년(200억) 보다 12% 커졌다. 매출 상승분 대비 영업손실이 5배 가량 불어났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시기인 2020년 4월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온라인몰로 정식 출범한 롯데온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면서 누적 적자만 5000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롯데온의 비중도 미비하다.
회사 실적 반등을 위한 소방수로 투입된 박익진 대표는 부임 후 첫 경영성과 측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이커머스 전문가로 기용됐던 이전 대표들과 달리 박 대표는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본부 CFO·CSO,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담당 전무,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등을 경험한 재무통 인사다.
흑자 달성이라는 당면 과제를 안고 검증대 위에 다시 올라야 하는 만큼, 확실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변수가 늘고 있어 박 대표의 고심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이른바 C커머스의 등장으로 유통 생태계 지형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이다.
롯데온은 실적 끌어올리기와 함께 점유율 제고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현황에 따르면, 2022년 롯데온 점유율은 4.9%로 6위권이다. 이는 경쟁사인 쿠팡(24.5%), 네이버쇼핑(23.3%), SSG닷컴(10%), 11번가(7%) 등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처럼 만만치 않는 형국 속 내실 다지기, 물류 효율화, 계열사간 협업 확대, 버티컬 서비스 강화 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권고사직 면담을 진행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추가 권고사직 시행 방침은 현재까진 없다. 본사 사옥을 오는 7월 내 역삼동과 삼성동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경영 효율성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온은 재작년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바로배송 서비스’도 지난달을 끝으로 접었다. 올해초 롯데마트몰에서 운영하던 ‘스마트픽 서비스’를 ‘주류 픽업 서비스’로 개편했다. 스마트픽은 롯데온에서 주문한 뒤 마트, 백화점 등 롯데 유통 계열사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는 픽업 서비스다.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다’를 새로 시작해 배송 차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내일온다’는 해당 상품 가운데 희망하는 상품을 택해 평일 오후 4시까지 구매하면, 김포 온라인 전용 센터에서 구매한 모든 상품을 한번에 담아 다음날까지 택배로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롯데온도 익일배송 서비스 ‘내일온다’를 론칭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며, “먼저 롯데마트 단독 상품 및 인기상품 중심으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추후 계열사 상품 및 파트너사 상품까지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간롯데’와 ‘롯데온세상’을 전격 앞세워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2022년 4월 ‘온앤더뷰티’를 시작해 ‘온앤더럭셔리’, ‘온앤더패션’, ‘온앤더키즈’ 등 버티컬 서비스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버티컬 서비스는 특정 카테고리 상품만을 집약해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롯데온 관계자는 “2분기가 아직 절반 정도 남아있어, 실적 전망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