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韓경제 뿌리기업 ‘적신호’
韓 600대 기업 전망치 95.9 미국·중국 등도 제조업 ‘부진’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한국경제의 심장인 제조업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달 BSI 전망치는 95.5를 기록했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이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5.9)과 비제조업(95.2)이 동반 부진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와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반도체와 수출 업황 개선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 호조세가 실물경기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내수 촉진과 투자 지원책을 통해 기업의 활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활동 지수는 전월보다 1.1%포인트(p) 하락한 49.2%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50% 미만은 침체 영역으로 분류된다.
제조업 강자의 자리를 지켜왔던 중국도 경쟁력이 흔들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집계됐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9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50.2를 기록하고, 이후 49.5(10월)→49.4(11월)→49.0(12월)→49.2(지난 1월)→49.1(2월)로 5개월 연속 기준치 50보다 낮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5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글로벌 경제는 제조업 경기 및 교역 개선 등으로 전반적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지역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 내수 온기 확산 등 체감할 수 있는 회복을 통한 민생 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는 가운데, 철저한 잠재위험 관리와 함께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전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 역시 지속되며 비용 감축 없이는 제조업 경쟁력 제고가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최근 이란 대통령 사망으로 인해 중동의 정세가 ‘초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리스크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제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스마트공장 등 첨단기술 도입을 확산하고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