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처신 아쉽다"vs"의견 제시가 처신이냐" 與 차기 주자들 '직구 규제' 두고 설전

한동훈·나경원·유승민 등 '규제 비판' 목소리 오세훈 "정책 전체 문제 있는 것처럼 지적" 직격

2025-05-21     이설아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해외 직구 KC인증 의무화 규제 정책에 대한 정부 발표 혼선을 두고 여권 내 중진들 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및 나경원 당선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비판 목소리를 내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진들의 처신이 아쉽다"며 직격했다. 이에 한동훈·유승민 등이 반박하며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께서 저의 의견 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던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직구 규제처럼) 불가피하게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때는 최소한도 내에서, 정교해야 하고,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방향은 맞다는 것만으로 좋은 정책이 되지 않고, 선의로도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거듭 정부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국내기업 보호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봐야 한다는 오 시장의 논리는 개발연대에나 듣던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사흘 만에 철회한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해외직구를 다시 금지하라고 똑바로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느냐"고 질타했다. 이는 20일 오세훈 시장이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면서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을 밝힌 것에 반박하는 메시지다. 오 시장은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직구 정책에 대한 비판 의견을 밝힌 한 전 위원장과 나경원·유승민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에도 해외 직구 규제가 "적용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나경원 당선자도 "졸속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KC 인증이 없는 80개 제품에 대해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쟁에 안철수 의원 역시 가세했다. 안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전날 정부의 직구 금지 정책 철회는) 전형적인 탁상공론 또는 정책 실패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 위원장의 직구 규제 메시지에 대해서는 "(한 전 위원장이) 조금만 더 (현안 메시지를) 빨리 말하지 않았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