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소집 무산···野는 네이버 노조와 '라인 사태' 논의
여야, 회의 안건 등 이견에 과방위 현안질의 취소 '민주-네이버' 연대 움직임···정부 '적극 대응' 촉구
2025-05-21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라인 사태' 대응을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가 여야 간 입장차에 결국 무산됐다. 여야는 라인 사태 관련 회의 소집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회의 운영과 안건 협의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대신 더불어민주당은 독자적으로 네이버 노동조합 구성원과 함께 관련 간담회를 개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라인 사태' 현안 질의를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과방위 소집이 무산됐다. 최근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라인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지자 운영사인 라인야후에 대해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행정지도 의견을 낸 바 있다. 현재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에 대해 50 대 50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라인 사태가 악화되자 여야는 과방위 전체회의 개최 필요성에 공감해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회의 운영과 안건 협의 등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여당은 라인 사태와 관련한 현안 질의에 집중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야당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현안 질의도 함께 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야당은 방심위의 징계 남발과 이에 따른 예산 낭비 문제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따져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여당은 22대 국회에서 다룰 문제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과방위 소집이 무산된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는 주장이다. 박성중 과방위 간사는 "민주당의 악의적인 몽니로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가 거듭 무산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정쟁을 위한 파행을 끊임없이 일삼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과방위가 파행된 이날 국회에서 네이버 노조 구성원과 만나 라인 사태 관련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사태' 간담회에서 "일본 정부의 라인 강탈 시도가 이어지는 것은 용납하기 힘든 일이다. 참으로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면적인 노력을 앞장서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라며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목소리를 듣고,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지키는 일에 윤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도 "매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네이버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며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시면 그런 내용을 참고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네이버 노조와 민주당 간 연대 움직임도 감지된다.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네이버를 향해 라인 지배권을 일본기업에 양도하라고 압박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 정부는 소극적 태도를 보인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비공개 간담회 직후 박 위원장은 "(비공개 간담회 때) 네이버 경영진을 만나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조만간 경영진을 만나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네이버 노조는 노동권 보호와 국제통상법 차원의 대응 검토, 데이터 이동협정 체결 등 요구 사항을 내놓으면서 정부의 향후 대처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