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카드사에 판 마일리지만 7300억

이성남 의원 “항공사의 ‘무상서비스’ 주장은 소비자 기만행위”

2009-10-29     김경탁 기자

항공 마일리지는 과연 ‘상용고객 우대서비스’ 또는 ‘무상서비스’일까? 민주당 이성남 의원이 알아낸 바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신용카드회사와 제휴를 통해 판매하는 마일리지로만 매년 1천억원 이상의 과외소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이성남 의원은 “항공사들은 제휴마일리지가 포함된 항공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홈페이지 및 안내서 상에 ‘상용고객우대서비스’ 또는 ‘무상서비스’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여 대다수의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 의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제휴마일리지 판매액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항공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도 않은 신용카드 등의 고객에게도 항공마일리지가 지급되므로 항공사의 상용고객서비스라는 주장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2004년 824억3500만원이던 신용카드사들의 항공마일리지 구입액이 2005년에는 963억1000만원, 2006년 1073억4900만원, 2007년 1309억9700만원, 2008년 상반기 754억3300만원의 과외소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대한항공이 신용카드사에 마일리지를 판매해 얻은 소득은 총4925억2400만원으로, 양대 항공사를 합치면 4년 반동안 총 7300억원이 넘는 돈을 받고 제휴마일리지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의원은 “더욱이 2003년 공정위 심결, 2006년 서울지법 판결, 2008서울고법 판결 등에서 항공마일리지가 무상서비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된 사실도 항공사는 이미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가적인 무상서비스라고 주장하는 것은 항공사가 국민에게 호도하는 것으로 부도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항공사,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줬다”

이성남 의원은 또한 “항공사는 보너스 좌석 지급에 사용해야 하는 항공마일리지 판매금액을 지급을 요청하는 고객에게 충실하게 배정하지 않고 있고, 보너스좌석의 공급량을 임으로 조정하여 보너스좌석을 이용하지 못하는 집단소비자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한항공이 소비자원에 제출한 자료와 금감원 자료 등을 정리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대한항공이 항공마일리지를 발행한 실적과 지급한 실적을 나타낸 ‘연도별 보너스좌석 지급규모’라는 자료를 만들어 제시했다.

이 의원은 “표를 보면 대한항공은 항공마일리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에 보너스좌석의 공급량을 임의로 조절하였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표에 따르면 항공사가 지급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공정위에 제소되었던 사건으로 항공마일리지가 사회적으로 상당히 큰 이슈가 되었던 2002년 이후인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는 보너스 좌석의 공급량이 현저히 증가했다.

반면, 우연의 일치인지 항공마일리지 사건이 조용해진 2006년부터 2007년에는 보너스좌석 공급량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그러다가 소비자원이 항공마일리지 문제를 제기한 2008년에 다시 보너스 좌석의 공급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결론적으로 항공사는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면 보너스좌석의 공급량을 증가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공급량을 줄여 결국 보너스좌석을 이용하지 못하는 집단소비자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투데이=매일일보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