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김진표 "협치·개혁 못한 정치 현실에 송구"
국회의장 퇴임 기자회견···29일 임기 종료 소신 정치 당부···"당리당략 빠지지 말길"
2025-05-22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의장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김 의장은 "국민통합과 협치의 정신, 정치개혁의 성취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정치 현실에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개헌과 선거제도 등 개혁 과제에 저와 국회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음에도 마지막 결실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그동안 매 국회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정치 양극화 완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고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며 "오히려 그사이에 분열적인 진영정치와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폐해는 더욱 심화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아가지 못하면 결국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다음 국회에서는 부디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성과를 내고 정치에서부터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꽃 피워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저출생 극복 없인 국가 미래도 없다며,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고, 미래세대가 사라진다면 정치가 할 일도 사라지는 것"이라며 "저출생 극복 없이 미래를 말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김 의장은 "모든 공직 경험을 살려 저출생 극복 전략을 세우고 이것을 가장 중요한 국가과제로 부각시키기 위해 국회 직원들과 휘몰아치듯 전념했다"며 "이에 양당이 총선 1호 공약으로 (저출생 관련 공약을) 발표했고, 새로 출범할 제22대 국회의 중요 아젠다가 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주일 후면 국회를 떠나지만 제 마음속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뜨거운 열정이 남아있다"며 "앞으로 어느 곳에 있든 제게 남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당론에 종속돼 '소신 정치'를 하지 못하는 작금의 정치 풍토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는 시기마다, 사안마다 선택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유불리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진다면 그 선택이 최선이고 후회가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국회에서는 당리당략과 유불리의 오류에 빠지지 말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상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국회, 그래서 진정한 의회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한편 김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여야 합의 불발 시 28일 예정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의결할 뜻을 피력했다. 김 의장은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여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28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표결을 통해 최종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며 "의장으로서 그것이 국회법 절차"라고 말했다. 2022년 7월 4일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김 의장은 오는 29일로 그 임기가 종료된다. 의장직을 수행한 국회의원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정계에서 은퇴하는 게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