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 거부권 후폭풍…野 탄핵·장외 투쟁 등 정국 격랑
민주, '탄핵' 언급하며 강력 반발 범야권 대규모 '장외 투쟁' 예고
2025-05-22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거부권이 총선 민심을 거스르는 것으로 판단하고 '탄핵'과 '장외 투쟁' 등을 언급하며 대정부 공세 강화에 나선 것이다. 21대 국회 마지막과 22대 국회 시작 사이에 터진 '거부권 충돌'로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전날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억울한 청년 병사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달라는 국민의 명령을 끝내 거부했다"며 "민심을 받들겠다는 말은 국민을 속이는 잠깐의 허언임이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이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던 말은 날카로운 화살촉이 돼 대통령 자신을 향하고 있다"며 "국민을 거역하고 진상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순직 사건 외압의 실체가 대통령이라는 의심을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진실 거부, 민심 거부, 역사 거부, 민주주의 거부"라며 "총선 참패에도 아무런 교훈을 찾지 못하고 윤 대통령은 오만하게도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마저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건의안이 의결되자, 이를 재가하고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냈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선 윤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판결문 일부를 언급하며 "역사는 반복된다는 룰이 이번에는 비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번 해봤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탄핵 인용문을 한번 읽어보고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 두 번의 탄핵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탄핵의 방향으로 계속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은 윤 대통령 당사자라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탄핵 열차를 멈춰 세워야 되는 것은 대통령이고, 채 상병 특검 문제는 오히려 통 크게 받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윤건영 의원 역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탄핵을 '빌드업'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파멸을 빌드업하는 것은 윤 대통령"이라며 "파멸로 가는 빌드업을 누가 했는지 보라. 윤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탄핵론에 힘을 실었다. 특히 대국민 여론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서울역 앞에서 범야권 7개 정당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장외 투쟁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국민 찬성 여론을 극대화 시키고, 28일 본회의에서 진행될 재의결 투표에 참여하는 여당 의원들의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재의결에 실패해 특검법이 폐기되더라도 야권은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재추진한다는 계획인 만큼 특검 대치 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22대 국회는 범야권 의석이 지금의 180석에서 192석으로 늘어나면서 국민의힘에서 8석만 이탈해도 재의결 저지선이 위태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