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고공행진…해운업계, 실적 반등 이어가나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 SCFI, 6주 연속 상승 2500선 돌파 이란 대통령 사망으로 중동정세 고조…물류대란 우려 확대 HMM, 1분기 실적 개선…2분기도 홍해 봉쇄로 실적 기대감

2024-05-22     이상래 기자
hmm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해운업계가 컨테이너 운임 고공행진으로 실적 반등을 이어갈 전망이다. 홍해 사태 장기화에 갑작스런 이란 대통령 사망으로 추가적인 불확실성까지 더해 물류 대란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이번주 2520.76을 기록했다. 6주 연속 상승하며 20개월 만에 2500선을 돌파한 것이다. SCFI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홍해 사태’ 장기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이 해상을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면서 수에즈-홍해 항로는 봉쇄된 상태다. 여기에 이스라엘-이란 충돌로 중동정세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 물류 대란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결국 전 세계 해운사들은 수에즈-홍해 항로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수에즈-홍해 운하에서 희망봉으로 항로를 변경할 경우 이동 기간이 10∼14일 늘어난다. 희망봉 항로로 북유럽과 아시아를 왕복할 때마다 최대 100만달러(13억원)의 추가 연료비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홍해 사태 장기화는 해상 수입 운송비 상승으로 번지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4월 수출입 운송비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연합(EU)에서 오는 해상 수입 컨테이너의 2TEU당 운송 비용은 평균 185만2000원으로 전달보다 32.8% 올랐다. 2월(37.7%), 3월(11.6%)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런 가운데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헬기 추락사로 이란 체제의 불안정성이 심화돼 중동정세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된 상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국장인 알리 바에즈는 “체제 내 불확실성을 줄이려고 라이시를 후계자로 키우다가 갑자기 모든 계획이 어그러져 초안을 다시 그리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트리타 파르시도 “나쁜 시점에 이란에 불안정이 닥칠 것”이라며 “그 때문에 급격한 분쟁 악화를 방지하는 게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대통령 사망으로 인한 중동정세 긴장 악화로 물류 대란 우려가 확대되는 이유다. 홍해 물류 대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운업계는 실적 반등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는 지난해 4분기 9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올 1분기 1억7770만달러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다. 머스크는 “홍해 물류 차질이 최소 올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도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HMM 1분기 영업이익은 4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32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다. HMM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홍해 이슈로 인한 운임지수 상승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 강화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했다"며 "영업이익률은 17.5%로 글로벌 선사 중 탑클래스 수준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해 이슈가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희망봉 우회가 지속 중이고, 이로 인해 스케줄 지연 및 운송 기간 증가 등 공급망 불안정으로 운임 변동성이 크다”이라고 덧붙였다. HMM은 이러한 불확실한 해운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수준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 중장기전략’을 수립중이다. 컨테이너 사업의 경우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 재편에 대응하고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 92만TEU(84척)인 선복량을 2030년 150만TEU(130척)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벌크 사업도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수익 확보, 컨테이너 사업과의 균형 성장을 위해 현재 630만DWT(36척)에서 2030년 1228만DWT(110척)로 선대 확장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