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고금리’에도 카드론 몰리는 저신용자
카드론 잔액 약 40조… '대출 경로' 막히자 카드사로 몰려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고금리‧고물가로 경제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9644억원으로 역대 최다였던 3월(39조4821억원) 대비 482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월(37조2593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2조7051억원(7.3%)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2월(38조7613억원)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경기 불황에 저축은행 등 다른 2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카드론 잔액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대출이 막힌 개인들은 카드론으로 우회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의하면 상호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01조3777억원으로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79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38조4591억원으로, 지난해 말 38조9371억원보다 1.2%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등 경제 어려움이 큰 데다 저축은행 대출이 계속 줄고 있어 서민 급전수요로 빌릴 수 있는 곳이 카드업계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월 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5605억원으로 3월(6조4635억원)보다 1억원가량 늘었고,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도 7조3345억원으로 3월(7조3236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7개 전업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지난달 말 기준 평균 카드론 금리는 14.26%로 집계됐다. 이중 700점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적용된 평균 금리는 16.11~17.58%로 더 높았다.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는 지난해 8~9월 13% 후반대에서 14% 초반대 수준이었으나 같은해 10월 14.31%, 11월 14.34%, 12월 14.55%로 치솟았다. 올해는 지난 1월 14.54%, 2월 14.42%, 3월 14.44%로 14%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카드론 평균 금리가 높게 나타난 것은 그만큼 차주들의 부실 위험도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가 된다. 카드론 이용자는 은행에서 대출이 나오지 않는 다중 채무자나 중저신용자가 대다수다.
3월 카드론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롯데카드(14.86%)였으며 이어 우리카드(14.83%), 삼성카드(14.61%), 하나카드(14.46%), KB국민카드(14.14%), 신한카드(14.07%) 등의 순이었다.